‘여성 전용’ 대신 ‘가족 주차장’으로…지자체 배려 대상 넓힌다

전국 자치단체가 기존 ‘여성 운전자 전용’ 주차장을 영유아ㆍ고령자를 동반한 운전자가 함께 쓸 수 있는 주차장으로 개편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맞춰 이용 범위를 넓힌다는 취지다. ‘여성 전용’이라는 명칭 때문에 간혹 생기는 남녀 운전자 간 갈등을 없애려는 이유도 있다.
부산 ‘임산부 전용’ 주차장, ‘가족 배려’로 전환
부산시는 기존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임산부ㆍ영유아 가족 배려 주차장’(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한다고 4일 밝혔다. 기존엔 임신한 여성 혹은 분만한 지 6개월이 안 된 여성 운전자가 이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7세 이하 취학 전 영유아가 있는 가정이면 운전자 성별과 무관하게 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시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만들었다.

임산부 전용 주차장은 2013년부터 운영됐다. 민간 시설은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마트나 백화점 등은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뒀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설치해 여성 친화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라며 “부산시가 권고하면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배려 주차장은 주차면이 20~50면인 주차장엔 1개면, 50면 이상 주차장은 전체 주차면의 2~4% 범위에서 설치한다. 가로 2.6m, 세로 5.2m로 일반 주차면(가로 2.5m, 세로 5.0m)보다 널다. 자치구별로 보건소나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확인을 거쳐 배려 구역 주차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관련 조례안을 발의한 정채숙 의원은 “시대 변화에 따라 출산과 양육 지원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서도 ‘여성 우선’→‘가족 배려’로 바꾼다

이와 함께 경기 부천시는 지난달 조례를 개정해 임산부ㆍ여성우선ㆍ어르신 주차구역을 ‘배려 주차장’으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충남 홍성군은 2021년 ‘배려 주차장’ 도입 때부터 영유아, 노인, 임산부 동반한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서울 마포구는 BPA 주차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BPA엔 넓은 주차장(Broad Parking Area)이란 의미와 유아 동반자(Baby caring person), 임신부(Pregnant person), 노약자(Aged person)가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함께 담겼다.
“여성 전용이에요” 분란도 사라질 듯
이렇게 하면 지자체가 임산부ㆍ여성 등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분란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경기 고양시에서 여성 우선 주차장 주차 문제와 관련한 갈등 장면이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인 ‘한문철 TV’에 소개됐다.

아내와 함께 복합쇼핑몰을 찾은 운전자가 여성 우선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 하자 한 여성이 “여성 주차장이다. 우리 차가 오고 있으니 이곳에 차를 세우지 말라”며 막아서는 영상이다. 여성이나 임산부가 아닌 운전자가 전용(우선) 주차장에 주차해도 법적 처벌은 받지 않는다. 당시 영상을 소개한 한문철 변호사는 “‘여성 전용’이 아닌 우대’라는 제보자의 말이 맞다. (잘잘못을) 판단하긴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2022년 6월에도 대구와 구미의 대형 마트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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