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실적에 성과급 '극과극'…삼성 반도체 DS '0%'

한예주 2024. 2.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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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계열사별 천차만별
삼성 MX, 연봉 50% 초과이익성과급
LG전자 H&A본부 기본급의 최대 665%

주요 대기업들 성과급 규모가 업황과 실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임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회사는 6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데 반해, 불황 직격탄을 맞은 회사는 성과급을 받지 못하며 엇갈린 표정을 짓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했다. OPI는 '목표달성 장려금(TA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을 경우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개인 연봉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한다.

사업부 중 가장 높은 성과급을 가져간 곳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지난해 전사 실적을 견인한 MX사업부는 연봉의 50%의 OPI를 지급받았다. 지난해 MX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37%였다. VD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지난해 24%에서 올해 43%로 뛰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고부가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 덕이다.

반면, 생활가전 담당 DA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의 지급률은 전년 7% 대비 소폭 오른 12%에 그쳤다.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27%에서 올해 12%로 줄었다.

매년 연봉의 약 50%를 성과급으로 받던 반도체사업 담당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0%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 계열사들 역시 희비가 갈렸다. 삼성디스플레이 전 사업부의 OPI는 연봉의 48% 수준이었다. 삼성SDI는 배터리 32%, 전자재료 18%, 본사(지원 조직) 28%의 OPI를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기의 OPI는 연봉의 1%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기 신입사원 초봉을 예로 들면 대략 50만원의 연말 성과급을 받았다. 지난해 OPI(18%)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7조7303억원을 기록했지만, 격려금 200만원과 자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4분기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13만원대 중반~14만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대략 200~210만원가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반기별로 회사가 목표한 생산량을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PI도 기본급의 50%를 지난 26일 지급했다.

LG 역시 계열사별로 차이가 컸다.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올린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구성원에게 기본급의 최대 66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매출액 30조1395억원을 기록해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가전 1위로 굳힌 H&A사업본부는 소속 사업부에 따라 월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445∼665%를 경영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부문별로 보면 세탁기 글로벌 1등 시장 지위를 굳힌 리빙솔루션사업부가 최고 수준인 66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는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455%, TV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는 200∼300%, 기업간거래(B2B)를 하는 BS사업본부에는 135∼185%가 각각 책정됐다.

LG이노텍도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최대 240%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사업부별로 광학솔루션사업부와 전자부품사업담당 240%, 기판소재사업부 170%, 전장부품사업부 150% 등이다. 다만, 이번 성과급은 1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초 지급된 사업부별 지급률은 광학솔루션사업부 705%, 기판소재사업부 584%, 전장부품사업부 517%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경영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으로는 362%로 책정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의 경우 LG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870%였는데, 올해 큰 폭 감소한 것이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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