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유로? 구보, 이강인 못 만나고 '충격 퇴장'…일본 공격 '블랙홀'이었다 [아시안컵]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회 전,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을 자랑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의 존재감이 완벽히 사라졌다.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그는 체면을 구기고 짐을 싼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하고 탈락했다.
일본은 전반 29분 모리타 히데마사가 선제 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10분 모함마드 모헤비에 동점포를 내줬다. 일본은 피지컬을 통해 강하게 밀어 붙인 이란을 상대로 후반에 완벽히 주도권을 내줬고 연장전을 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48분 수비수 이타쿠라 고가 호세인 카나니에게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를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성공시켰고, 이 골은 버저비터가 됐다. 일본이 8강에서 충격 패했다.
구보의 부진도 이날 일본 충격패 속 빠질 수 없는 원인이 됐다. 그는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하고 후반 22분 미토마 가오루와 교체 아웃됐다.
구보는 67분간 뛰며 볼터치 49회, 패스 정확도 67%(18/27), 키패스 1회, 빅찬스 창출 1회를 기록했다. 패스가 유독 끊겼다. 특히 크로스 성공 6회 중 1회로 너무나 부정확했고 턴오버도 19회나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아 최고의 미드필더로 촉망받았던 구보는 메이저 대회에서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소속팀으로 돌아가며 망신살을 구겼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절친 이강인(PSG)와 큰 차이를 보였다.
절친인 두 선수는 대회 개막 전, 결승에서 한일전으로 만나자고 약속했었다. 지난달 12일 '사커 다이제스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구보는 카타르 도하에 입성,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결승에서 한국과 경기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파리 생제르맹과 맞붙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이강인을 언급했다.
구보는 이어 "이강인과 카타르에서 서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한국과 일본 대표팀 모두 쉬는 날이 없어서 보지 못했다"며 "아시안컵 결승전을 통해 이강인을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한국과 일본의 차세대 간판 스타로 꼽히는 이강인과 구보는 이번 대회 우승 문턱에서 적으로 마주할 수도 있었다. 대진표 구조상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두 팀은 결승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펼칠 가능성이 컸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아시안컵 직후에도 만난다. 내달 13일부터 열리는 UCL 16강에서 이강인의 소속팀 PSG와 구보가 뛰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격돌한다.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두 팀의 16강 첫 번째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내달 15일 오전 5시에 킥오프한다. 한일전 가능성이 있는 아시안컵 결승은 11일 오전 0시에 시작한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두 선수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연달아 맞붙을 가능성도 있었다.
구보는 "아시안컵 결승에서 이겨서 우승하면 (UCL 16강) 1차전은 비겨도 괜찮을 것 같다. 1차전 정도는 (이강인에게) 양보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하지만 두 팀의 조별리그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서 16강에서 두 팀이 만날 가능성도 있었다. 만약 한국이 E조 1위를 하고 일본이 D조 2위를 한다면 16강에서 곧바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이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충격적인 3-3 무승부를 거두면서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 만났고 일본도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E조 1위 바레인을 상대했다.
구보는 조별리그를 마친 뒤, 일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16강에서 만나게 될 것 같아 (이강인에게)연락이 왔었다"라며 "결국 결승전 전까지 만나지 않게 돼 연락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를 봤는데 결과가 몇 번이나 바뀌었다. 한국이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무승부로 끝나 깜짝 놀랐다"라며 "솔직히 바레인을 만날 거라고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두 명 모두 어느 한 쪽이 먼저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자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을 신경쓸 여유가 없다. 제대로 준비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구보의 각오는 말 뿐이었다. 운동장에선 상대의 극심한 견제를 뚫지 못했다.
일본 출신인 구보는 10살이던 201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2015년까지 훈련을 받았다. 같은 시기 발렌시아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이강인과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보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영입 문제를 지적하고 구단에 징계를 내리자 일본으로 돌아오는 걸 택했다.
당시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클럽 이적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 해당 유소년들의 훈련과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구보는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하는 대신 일본 FC도쿄 입단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J리그 데뷔를 이뤄냈다.
J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성장을 이어나간 구보는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팀 레알로 이적할 기회를 얻었다. 2019년 레알 2군인 카스티야가 구보를 영입했고, 구보는 다시 스페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1군 진업에 어려움을 겪자 임대를 통해 출전 기회를 잡고자 했다. 이때 마요르카에서 현재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레알 소시에다드로 완전 이적하며 레알과 결별을 택했다. 구보는 소시에다드에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에 출전해 9골4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핵심 에이스로 활약했다. 소시에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팬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구보는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6골 3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 1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은 리그 6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해 순항 중이다.
구보는 소시에다드와 계약하면서 6000만 유로(86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달았다. 현재 몸값과 같은 수치다. 2027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어 미래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활약상을 바탕으로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23일 2024년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새로 갱신한 선수들 몸값에서 구보는 6000만 유로를 기록, AFC 소속 국가 선수들 중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구보의 가치가 9900만 유로에 이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1억 유로 짜리 선수인 셈이다.
하지만 본 대회에서 구보는 예상 외의 부진한 활약을 펼치며 이강인과의 맞대결에 실패했다. 체면을 구긴 구보가 먼저 짐을 싸면서 아시안컵에서의 한일전은 물건너갔다. 1억 유로라고 하기엔 너무 형편 없는 실력이었다.
사진=연합뉴스, UE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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