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 비례제 회귀 땐 치명타...자꾸 꼬이는 제3지대 운명
총선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3지대 신당의 입지는 불확실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트렌드에 따르면 제3지대에 대한 주목도는 올해 초보다 소폭 감소했다. 검색어 ‘이준석’(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트렌드지수는 지난해 12월 27일 국민의힘 탈당 때 최고점인 100을 찍었으나, 1월 중순 이후 10~25 사이를 오가고 있다. 검색어 ‘이낙연’(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의 트렌드지수 역시 지난달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때 43을 기록한 뒤, 같은 달 중순부터는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검색어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대 76을 기록한 것과 정반대다.
①선거법
제3지대가 지지부진한 원인으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로 무게추가 기운 선거법 협상이 꼽힌다. 민주당 지도부 내부에서 ‘병립형 회귀’ 목소리가 커지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존폐 기로에 놓였다. 정치권에선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분리해 뽑는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제3지대 정당의 예상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원욱·김종민 의원과 함께 ‘미래대연합’을 결성한 조응천 의원은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역별 병립형으로 갈 경우) 1석을 얻으려면 (정당 지지율) 7%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미래대연합 이원욱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병립형 회귀를 “그냥 거대 야당이 다 독식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②빅텐트 난항
특히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민주당 탈당파인 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 간 갈등이 심상치 않다. 이 대표는 1일 순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탈당파가) ‘윤핵관’이랑 다를 바가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도 “우리가 같이할 수 없는 어떤 인사가 있다고 얘기했으면, 거기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을 하면 되는데 다른 얘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인사를 정확히 지칭하진 않았으나, 제3지대에선 미래대연합에 합류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를 지칭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장애여성인권운동 단체 대표를 지낸 배 전 부대표는 과거 이 전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4일로 예정된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개혁미래당’ 공동 창당도 막판까지 난항을 겪었다. 새로운미래 이석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3일 오후 자신의 SNS에 “내일 창당대회는 우리 측만으로, ‘새로운미래’라는 명칭으로 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잠시 뒤 “미래대연합 측은 내부 토의가 더 필요하다고 하므로 그쪽의 입장 정리를 기다려보겠다”며 이를 번복했다. 이후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공동창당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③공약논란
제3지대 신당들이 앞다퉈 내놓는 공약도 ‘빅텐트’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암초가 되고 있다. 앞서 개혁신당이 제시한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놓고선 제3지대 정당 중 하나인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에서 지난달 23일 “노인 이동권은 노인 복지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개혁신당이 제시한 경찰, 소방, 교정 직렬 여성 공무원 병역 의무화를 놓고도 제3지대 내에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들은 “설 이후에 다시 우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무선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 결과,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24%가 제3지대를 선택한 점이 근거다. (양당 공천 과정이 본격화하면서 “추가 이탈도 충분히 가능할 것”(조응천 의원)이란 관측도 있다. 미래대연합 관계자는 “설 이후에 본격적으로 합당과 연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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