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지'로 불리던 목욕탕 주인들…'억'대 폐업 비용에 장기 휴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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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주유소나 목욕탕을 운영하면 '지역 유지'로 불렸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해마다 수백개의 사업장이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가운데 높은 철거 비용으로 폐업도 쉽지 않다.
주유소와 목욕탕 폐업 비용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5배가량 높다.
비용 문제로 폐업이 늦어지며 주유소와 목욕탕은 수년 동안 방치되며 지역 흉물로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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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도 10곳 중 3곳만 운영
과거 주유소나 목욕탕을 운영하면 '지역 유지'로 불렸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해마다 수백개의 사업장이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가운데 높은 철거 비용으로 폐업도 쉽지 않다.
3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목욕장업으로 등록된 업소 1만7447곳 중 '영업' 중인 곳은 5861곳으로 10곳 중 3곳만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찜질방 등 목욕장업 등록업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020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약 1000곳이 폐업했다. 한국목욕업중앙회에 따르면 폐업 결정 후에도 용도 변경 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철거하지 못한 채 '장기 휴업' 중인 목욕탕도 많았다.
목욕탕을 철거하려면 시설 내부 설계부터 기계실까지 모두 없애야 하는데, 여기에만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굴뚝이 있는 목욕탕의 경우 최소 '억' 단위로 뛴다.
서울 시내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그대로 업종을 물려받지 않는 이상 모두 떼고 폐기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며 "다른 업종은 짐 싸서 나가면 그만이지만, 목욕탕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주유소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주유소는 지난 2010년 약 1만3000개가 된 뒤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900개가 됐다. 해마다 100~200개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주유소와 목욕탕 폐업 비용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5배가량 높다. 소상공인시장신층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폐업에 드는 비용은 평균 약 2323만원이다.
반면 주유소 부지를 일반 용도로 바꿀 경우 토지 정화 비용만 1~2억원가량 든다. 정화 업체 관계자는 "주유소의 경우 환경 문제까지 겹쳐 있어 단순 서류 준비 절차부터 토지 정화까지 작업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업계는 국내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하다며, 주유소가 무분별하게 늘어난 것을 수익률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 적정 수준의 주유소는 8000개로 추산된다.
비용 문제로 폐업이 늦어지며 주유소와 목욕탕은 수년 동안 방치되며 지역 흉물로 변하기도 한다. 대형 토지 매매·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도심의 경우 용도 변경을 통해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매물은 늘지만, 거래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이라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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