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 닦는 기독대학?…신흥 종교에 넘어간 안양대

이현성 2024. 2. 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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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대학 안양대(총장 박노준)가 포교 방식 등으로 논란이 되는 대순진리회 분파에 넘어갔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복지·기부 등 사업 등도 펼치고 있으나 이들은 포교 방식을 비롯해 청년 대학생들의 가출 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신흥 종교 단체"라며 "인수 과정의 적법성과 상관없이 지속해서 논란을 일으킨 재단에 뿌리 깊은 기독 사학이 넘어갔다는 건 교계가 함께 주목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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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 성주회, “2022년 안양대 인수”
등 돌린 졸업생들, 다른 교단으로 이탈
“신흥 종교에 넘어간 학교 졸업장 어찌 내밀겠나”
안양대학교 전경. 국민일보 DB

기독교 대학 안양대(총장 박노준)가 포교 방식 등으로 논란이 되는 대순진리회 분파에 넘어갔다. 다만 학교는 아직까진 기독 사학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순진리회 성주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종단 교육사업 기관 중 하나로 안양대를 소개하고 있다. 안양대는 대순진리회 계통 대학인 대진대(총장 임영문) 중원대(총장 황윤원)와 함께 확인되는데, 소재지와 대학 현황 등과 함께 대학 홈페이지 링크도 걸려있다.

대순진리회 성주회 홈페이지 캡처

성주회가 밝히고 있는 인수 시점은 2022년. 현재 안양대 학교법인 우일학원의 이사장이자 대순진리회 관계자인 문순권 이사장이 취임한 때와 같다. 문순권 이사장은 2021년부터 대순진리회의 재단법인 대진문화장학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여전히 기독교 색채가 뚜렷하다는 입장이다. 김창대 대신신대원(안양대 신대원)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 법인은 우일 학원 그대로”라며 “학사 과정도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총장까지 대순진리회 관계자로 바뀌면 색깔도 본격적으로 바뀔 거라고 본다”며 “아직까지 행정 간섭은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안양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산하 학교였던 안양대는 70여년간 목회자와 기독 인재들을 배출해왔다. 학교 역시 교육 목적·목표를 ‘기독교 정신과 한구석 밝히기 정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법인이사장의 인사말은 기독교 정신과 거리가 멀다. 문 이사장은 “기존의 실천·창의·인성 인재 양성의 교육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성(誠)’, ‘경(敬)’, ‘신(信)’의 상생 교육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포부는 대순진리회 교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성’ ‘경’ ‘신’은 대순진리회 삼법언(三法言)에 해당하는데, 도를 닦은 근간으로 알려진다.

대순진리회 성주회 홈페이지 캡처

학생들은 일찌감치 학교와 등을 진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안양대 신대원 원우회장이었던 권요셉(36) 목사는 “법인이 넘어갔다는 사실도 (기자에게) 전화를 받고 알았다”며 “원우회장으로 있으면서 학교를 지키려고 투쟁까지 벌였다가 끝내 결별했다. 지인들과 함께 목사 안수도 다른 교단에서 받았다”고 했다. 권 목사는 “시위 당시 이사회 절반이 성주회 관계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신흥 종교에 넘어간 학교 졸업장을 누구한테 내밀 수 있겠나. 결과적으로 모교가 기독 사학의 명맥을 잃어 침통하다”고 말했다.

대순진리회 성주회는 불교 유교 도교 무속신앙 등이 혼합된 형태를 띠는 신흥 종교다.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라며 접근하는 포교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복지·기부 등 사업 등도 펼치고 있으나 이들은 포교 방식을 비롯해 청년 대학생들의 가출 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신흥 종교 단체”라며 “인수 과정의 적법성과 상관없이 지속해서 논란을 일으킨 재단에 뿌리 깊은 기독 사학이 넘어갔다는 건 교계가 함께 주목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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