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차관이 17세기 회화 훔쳐 변조 의혹…이탈리아 내각 첫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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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미술평론가 출신인 이탈리아 문화부 차관이 17세기 회화 작품을 불법으로 취득해 변조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사임했다.
이 밖에도 스가르비 차관은 프랑스 화가 발랑탱 드 불로뉴(1591~1632)의 한 회화 작품을 불법으로 해외에 판매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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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총리 내각 첫 장·차관 사임 사례
유명 미술평론가 출신인 이탈리아 문화부 차관이 17세기 회화 작품을 불법으로 취득해 변조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사임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비토리오 스가르비(71) 이탈리아 문화부 차관이 "이해관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가르비 차관의 사임은 2022년 10월 집권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 내각의 첫 장·차관 사임 사례다.
이탈리아 검찰은 스가르비 차관이 2013년 이탈리아 서북부 피에몬테의 부리아스코성에서 도난당한 이탈리아 17세기 화가 루틸리오 디 로렌초 마네티(1571~1639)의 그림 '성 베드로의 포획'을 훔쳐 변조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절도 당시 범인은 작품이 걸려 있던 액자에서 그림을 떼어내 달아났다. 8년이 지난 2021년, 스가르비 차관은 한 전시회에서 이와 거의 동일한 그림을 선보여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빛의 화가들 : 카라바조에서 파올리니까지'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 이 작품을 자신이 소유한 미공개 작품이라면서 공개했다.
스가르비 차관은 "20여년 전인 2000년 모친이 구입한 빌라를 복원하던 중 이 그림을 운 좋게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전시한 그림이 원본이고 2013년 도난당한 그림은 19세기에 만들어진 복제품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가 전시한 그림은 왼쪽 상단 구석에 촛불이 그려져 있다는 점 외에는 사라진 작품과 거의 같다.
이에 대해 지난달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스가르비가 이 작품을 훔친 뒤 촛불을 추가로 그려 넣어 다른 그림인 것처럼 가장해 출처를 숨기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탈리아 일간지 일 콰토 쿼티디아노는 고해상도 스캔 기술로 해당 작품을 확인한 결과, 도난당한 그림 액자에 남아 있던 조각과 스가르비 차관이 전시한 그림에서 찢어진 부분이 완벽하게 일치했으며 캔버스와 안료 재질도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 작품을 도난당한 원소유주는 2013년 도난 몇 주 전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이 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스가르비 차관의 친구였다고 말했다.
스가르비 차관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절도 사건에 대해 어떻게 조사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분개했다. 이 밖에도 스가르비 차관은 프랑스 화가 발랑탱 드 불로뉴(1591~1632)의 한 회화 작품을 불법으로 해외에 판매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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