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 "역대 가장 괴로운 패배…손흥민, 창의적 지휘자"

현예슬, 우수진 2024. 2. 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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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팀에 패배한 호주. AP=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행 놓고 한국과 맞붙어 역전패한 호주에서 "역대 대표팀 경기 가운데 가장 괴로운 패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호주를 2-1로 이겼다.

대회 기간 문자 해설을 맡은 호주 ABC방송의 서맨사 루이스 기자는 한국과의 8강전이 역전패로 끝나자 "축구는 괴로운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내가 기억하는 사커루(호주 대표팀의 별칭) 경기 중 가장 괴로운 경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후반 막판까지만 해도 호주가 1-0으로 앞서면서 4강행 티켓을 쥐는 듯했다. 그러나 호주의 루이스 밀러가 후반 추가 시간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손흥민(토트넘)을 저지하려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연장전에 들어간 이후 역시 손흥민에게 프리킥으로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대한민국 대표팀 황희찬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루이스 기자는 "호주는 영웅적인 1-0 승리까지 말 그대로 1분가량을 앞두고 있었다. 그 순간 페널티박스에서 당황한 밀러의 슬라이딩 태클이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했다"고 해설했다.

이어 "황희찬의 페널티킥은 호주의 항해에서 순풍을 앗아갔다. 연장 전반 에이든 오닐이 황희찬에게 위험한 태클을 해 즉각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또 기세가 꺾였다"며 "거기서부터 팀이 시들해졌고, 또 시들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한국은 승리를 거머쥘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면서도 "호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이 머리, 가슴 속에 한동안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이 경기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사커루가 오늘 밤 보여준 경기력이 정말로 자랑스럽다는 점"이라며 "최선을 다했고, 투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유력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손흥민의 존재가 승부를 뒤집었다고 해설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는 후반 내내 끈질기게 페널티 지역을 지켰다. 부지런하게 손흥민을 묶었다. 한국이 막판 득점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만 뺀다면 (문제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2015년 자국과 아시안컵 결승 후반 추가 시간 득점한 손흥민의 활약을 소개하면서, 9년 후 재대결에서도 손흥민이 '뒷심'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연장전에서는 프리킥까지 성공한 손흥민을 놓고 '창의적인 지휘자'라고 표현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1일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 승리 등을 근거로 '호주가 한국을 꺾을 수 있는 4가지 이유'를 보도한 바 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팀 이강인과 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호주의 루이스 밀러. AP=연합뉴스


또 다른 유력 언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선수에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평점'을 매기기도 했다.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내주고, 연장 전반에는 프리킥 기회를 헌납해 2실점 모두에 관여한 밀러에게 디오스트레일리안은 10점 만점에 '-1점'을 줬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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