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저PER? 코스피 ‘밸류업’ 수혜주 따로 있다
1월 31일 KRX 보험지수는 3.5%, KRX 은행은 2%, KRX 자동차는 2% 각각 올랐다. 만년 저평가됐던 지주사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LG는 5.5%, SK는 5%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PBR만 보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주 가치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순이익 창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PBR 역시 저평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Book-value Per Share)로 나눈 비율이다. PBR이 1이라면 해당 기업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이 같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 가치가 저평가돼 있단 의미다.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친단 뜻이다. 다만, PBR에서는 재무제표상 유동, 비유동 등 자산 종류를 가리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달리 말해, 현금화가 쉽지 않은 비유동성 자산이 대부분이라면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가 요원하단 의미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 기업에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고 PBR을 1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했을 때도 저PBR주보단 주가이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하나증권이 일본 니케이225 종목군의 롱쇼트(매수·매도)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저PER 투자가 상대적으로 27.1%포인트 높은 수익을 냈다. 저PER 종목 롱 포트폴리오가 고PER 종목 쇼트 포트폴리오보다 수익률이 27.1%포인트 높았단 의미다. 같은 방식으로 고배당주 롱 투자가 21.9%포인트 더 높은 수익을 거뒀는데 저PBR 롱 투자 수익률은 8.9%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롱쇼트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저PER 종목을 매수하는 투자 전략이 저PBR 종목을 매수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냈다.
이경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PBR 지표는 주주 환원책이 불량한 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상징적 지표지만, 일률적으로 모든 기업의 주가를 가르는 결정 변수로는 다소 부족하다”며 “저평가 판단도 자본보다는 순익과 대비해 시총이 더 낮다는 게 중요하며 순이익이 꾸준해 배당이 높은 기업들에 관심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올 1분기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 저PER 종목으로 기업은행, DGB금융지주, 삼성카드, 한화생명 등을 꼽았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도 “단순하게 PBR이 낮다고 모든 회사가 무조건적으로 주주 환원을 확대할 수는 없다”며 “보험사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배당 가능 이익이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은행 업종에서 자본 여력에 따른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단순히 PBR이 낮은 기업보다 이익 창출력이 뛰어나고 주주 환원 의지가 뚜렷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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