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비 기대해도 좋다"…김민호 코치가 꿈꾸는 단단한 야구 [괌:스토리]

김지수 기자 2024. 2. 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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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롯데 선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팀은 아니었다. 가장 최근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을 당시에도 탄탄한 수비보다는 방망이와 투수력의 힘으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23 시즌 롯데의 팀 실책은 103개로 10개 구단 중 3번째로 적었지만 수비가 강하다는 평가는 어디서도 받지 못했다. 외야는 물론 내야까지 야수들이 타구를 적극적으로 쫓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책 숫자가 적었을 뿐이었다.

올 시즌 새롭게 거인 군단에 합류한 김민호 1군 수비코치는 기존 롯데 야수들의 수비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 제21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마무리 캠프부터 수비 시 적극성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김민호 코치는 2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의 2024 1차 스프링캠프 2일차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아직은 수비가 조금 미흡하다.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하다. 정규리그 개막 후에도 (수비로 인한) 위기가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선수들이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민호 코치는 현역 시절 빠른 발과 견실한 수비를 앞세워 1990년대 중반 OB 베어스(현 두산)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1993년 신고선수로 힘겹게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OB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특히 1995 시즌에는 113경기 타율 0.288(400타수 115안타) 2홈런 30타점 47도루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은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7경기 타율 0.387(31타수 12안타) 2타점 6도루 OPS 0.876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시리즈 MVP에 오르며 우승의 기쁨까지 맛봤다. 현역 시절 통산 기록은 1113경기 타율 0.246, 838안타, 29홈런, 277타점, 472득점, 232도루의 발자취를 남겼다. 

2004년 두산 1군 주루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 뒤에는 한 해도 빠짐없이 프로 무대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특히 수비와 주루/작전 파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두산은 물론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까지 쉼표 없이 KBO리그 무대를 밟아왔다.

김민호 코치는 지도자로도 수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지난해 3월 2023 WBC에서도 3루/작전 주루코치로 활약했다.  

올해는 롯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롯데 지휘봉을 잡은 뒤 코칭스태프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롯데 전력상 가장 중요한 수비코치 보직을 김민호 코치에게 맡기고 2024 시즌을 준비 중이다.

김민호 코치가 진단한 현재 롯데 수비에 문제점은 지나치게 화려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부분이다. 또 타자와 주자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방식의 수비를 펼치는 부분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시 지나치게 조용한 점이었다. 콜 플레이에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이 수비하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롯데가 강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적극성을 키워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민호 코치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이 수비를 할 때 뭔가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도 훈련 막바지에는 내가 원했던 부분을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또 "선수들이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타구를 다른 사람이 처리해 주기를 바라면서 미루는 모습도 보였다"며 "예를 들어 외야수가 잡아야 하는 뜬공 타구를 내야수에게 맡기는 경향이 자주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코치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선수들이 타구를 보면 달려들어야 하는 점이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게임을 할 때 소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절대 좋은 수비를 펼칠 수 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김민호 코치는 일단 선수들이 힘들어할 수밖에 없는 수비 훈련을 최대한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실제 롯데의 스프링캠프 수비 훈련 때는 늘 선수들과 코치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민호 코치는 선수들의 수비 동작을 지도할 때도 구체적인 설명과 농담을 곁들인다. 지도자의 지적을 받은 선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수비력 향상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롯데 선수들도 의욕적이다. 훈련 중 실수가 나오더라도 "한번 더 해보겠다"고 외치면서 기량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김민호 코치는 "선수들에게 정규리그 개막 전까지는 내가 여러 가지로 언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대신 개막 이후에는 얌전하게 있을 테니까 잘 따라와 달라고 당부했다"며 "나도 아마 시즌이 시작하면 롯데팬들에게 많이 혼날 거다. 팬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건 조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아직 스프링캠프 초반이라 수비 훈련 때 펑고 강도가 약한 편이지만 앞으로 점점 더 세게 쳐주려고 한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롯데 수비가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코치는 이와 함께 "롯데팬들에게 수비에 대해서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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