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미군 유해 온 날 美 곧바로 보복타격…바이든 “우리의 대응 시작됐다”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에 미군 병사 3명이 희생된 데 대한 보복 공격을 개시했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4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과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미 본토에서 날아온 장거리 폭격기를 비롯한 많은 항공기를 동원해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으며 공습에는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가 사용됐다”고 알렸다. 미군은 이번 공습이 지휘통제 센터, 로켓ㆍ미사일ㆍ드론 보관 시설, 물류 및 군수 공급망 시설 등이 포함된 목표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오후 나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RGC와 연계된 민병대가 미군 공격에 사용한 시설의 표적물을 공격했다”며 “우리의 대응이 시작됐다.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중동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우리를 해치려는 모든 이들에게 알린다. 미국인을 해치면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공습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추가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에는 미국에서 출동한 B1 폭격기를 비롯한 다수의 항공기가 참여해 약 30분 동안 125발 이상의 정밀 유도탄을 발사했다”며 “현재 얼마나 많은 무장 세력이 죽거나 다쳤는지 알 수 없지만 이번 공습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응은 오늘 시작됐고 오늘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대응이 있을 것이다. IRGC의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과의 전쟁 등 중동 내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IRGC와 관련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언론은 미국의 보복 타격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시리아 국영 언론은 이날 “시리아 사막 지역과 시리아ㆍ이라크 국경 지역에서 미국이 여러 곳을 공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이날 공격으로 친이란 전투원 중 최소 13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민간단체 ‘시리아인권감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 ‘타워22’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에서 미군이 처음 사망한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 곧바로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미군 기지를 공격한 주체로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포함한 연합 단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을 지목했었다.
이번 보복 공격은 사망한 미군 3명의 유해가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로 송환된 지 불과 몇 시간에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윌리엄 제롬 리버스(46) 하사, 케네디 라돈 샌더스(24) 하사, 브리오나 알렉산드리아 모펫(23) 하사 등의 시신이 미군 수송기에서 차량으로 운구되는 모습을 가슴에 손을 얹은 채 말없이 지켜봤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숨진 미 장병 시신의 귀환을 직접 맞은 것은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이날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귀환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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