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활성화 대책, 첩첩산중 [서진형의 부동산포커스]

데스크 2024. 2. 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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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시장은 PF금융위기, 악성 미분양아파트 증가, 거래절벽 등으로 침체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데일리안DB

최근 부동산시장은 PF금융위기, 악성 미분양아파트 증가, 거래절벽 등으로 침체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결국 정부는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하여 지난 1월 10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와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대책을 발표한지 20여일이 지나고 있지만 정책의 효과는 시장에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번 대책의 내용이나 규모를 고려할 때 시장에 반응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재건축의 활성화를 위하여 파격적인 30년 이상 아파트 안전진단 면제, 사업기간을 최대 3년 단축, 재건축부담금의 합리적 개선 등인데, 재건축시장의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의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수도권에 신규택지개발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용부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결국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이 필요하다.

즉, 도시정비사업을 통하여 공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데 시장에서는 반응이 미지근한 것이 문제이다.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목표가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먼저 부동산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부동산시장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부동산대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락장에서는 규제완화를 하더라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백약이 무효이다.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매수할 사람은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 미·중 갈등, 2개의 전쟁, 한국경제의 침체, 미 연준 금리 등 거시적 측면의 지표는 개선될 여지가 불확실하고 건축자재비 상승, 인건비 상승, 토지가격상승 등 미시적 측면의 지표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

이러한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수요자는 불안하기 때문에 시장에 참여하기 어렵다. 결국 수요가 창출되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재건축의 경우에는 새 아파트로 재건축했을 때 기존 주택의 가격보다 높으면 높을수록 재건축 의지가 높아지게 된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주불편, 추가부담금, 보유세 증가 등의 마이너스 요인이 많다면 재건축을 할 이유가 없다. 시장은 정직하다. 수익이 있을 때 움직이는 것이다. 지금은 당근책을 제시하더라도 수익이 없을 때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인 것이 문제이다. 현 정부는 여소야대라는 정치구도로 인하여 법을 개정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책이 정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확신이 부족하다.

대책의 발표자료에 따르면50% 정도는 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정책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이 정상적으로 개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하다. 전매제한폐지와 연관된 실거주의무 폐지가 야당의 반대로 표류하면서 실행되지 못한 학습효과가 이번 대책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재건축시장의 활성화를 해법은 무엇일까? 먼저 법을 개정해야 할 대책들은 대책으로 발표할 것이 아니라 법 개정안을 만들어 추진하면서 법 개정 진행 사항들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야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하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즉, 정부는 국민과 야당에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하여, 국가경제발전을 위하여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동시에 진행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재건축의 경우에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을 현실적으로 부담금을 폐지할 수 없다면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 재건축의 경우에 전술한 바와 같이 이익이 있을 때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하는 것이다. 이익을 모두 정부에서 환수하면 재건축할 필요가 없다.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서 일부 소수의견이지만 이중과세라는 위헌의 요소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의 부담 때문에 재건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조합의 전문성 지원, 재건축분쟁중재제도, 공사비갈등의 해결방안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실수요자들에게는 집값이 상승한다는 시장상황, 공급자에게는 수익이 발생한다는 상황으로 부동산 시장을 회복시켜야 하는 등 재건축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첩첩산중이다.

글/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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