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모자 쓴 배현진, 피습후 첫 행사…한동훈 동행 [포착]
배현진 “정치혐오 지워나가도록 노력…가해자는 법대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피습 사건 이후 8일 만에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배 의원은 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당원 가족과 함께하는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 참석해 “공포와 두려움으로 이끌어가는 정치가 아니라 희망과 기쁨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정치가 되도록 열심히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겪은 일이 공포나 두려움으로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우리가 더 안전하고 단단하게 서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정치 혐오, 비뚤어진 팬덤에 기댄 폭력적 정치 현장의 모습들을 앞으로는 지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 의원은 피습 사건 현장에서부터 함께한 구급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최근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소방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사고 소식에 가슴이 문드러지는 기분이었다”며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모두는 국민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 구급대원 및 경찰관분들에게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깜짝 방문해 배 의원의 복귀를 응원했다. 한 위원장은 “(배 의원이) 테러 피습으로부터 용기 있게 모든 것을 이겨내고 다시 일상으로, 공식적으로 회복하는 날”이라며 “다른 일을 모두 취소하고 이 자리에 올 수밖에 없었다”고 인사했다.
한 위원장은 ‘정치 테러’에 대해 “사회 전체에 공포, 불안, 반목을 가져오면서 그 사회를 갈가리 찢어놓기 때문에 그 범죄는 사회 전체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한 뒤 “그 범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그 사회의 품격과 실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배 의원 피습 사건을 언급하면서 “문명사회에서 테러를 대하는 정치의 자세는 두 가지가 있다. 이재명의 방식과 배현진의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 품격 있고, 우리나라와 우리 동료 시민의 수준에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처럼 처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손가락질할 대상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정치 장사를 위해서 음모론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이건 옛날부터 써온 방식이다. 정치적으로 이익이 될 수는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손가락질하기에는 이재명 대표보다 배현진 의원이 당한 사건이 훨씬 용이하다”면서 “하지만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고 쓸데없는 음모론이 퍼져 정치가 오염되지 않기 위해 배 의원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테러는 공포스럽다. 저희 집 앞에 칼을 놓고 불을 지른다는 사람이 구속된 적이 있는데 저도 센 척했지만 두려웠다”면서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배 의원은 투명하게 치료 과정을 공개하고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음에도 오히려 국민을 걱정했다. 이런 방식이 우리 정치가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15세 중학생으로부터 돌덩이로 머리를 17차례 공격당해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았고, 퇴원 이후 현재까지 공개 일정을 삼간 채 회복 치료를 이어왔다.
이날 녹색 털모자를 착용한 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낫고 있다”며 “오랜만에 푹 쉬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정치권을 향한 잇단 테러의 원인에 대해선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저희가 펼치는 정치의 모습이 대단히 안정감 있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공감한다”며 “제게는 비극적 사고였지만 여러분에게 두려움을 드린 것이 아닌가 해서 여러모로 송구했다”고 했다.
가해 중학생의 선처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는 “수사 결과에 따라 법 집행은 절차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일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 곳곳에 타인을 지키려는 노력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감사를 느꼈다”며 “희망과 기쁨만 드릴 수 있도록 정치문화를 바꿔가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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