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피습 후 첫걸음' 배현진 "폭력적 정치 지워가겠다"…한동훈 "품격있는 정치할 것"

김민석 2024. 2.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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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송파 당원 모임에 모습 드러낸 배현진
"어느 골목에서도 놓치지 않고 어느 사각지대
에서도 여러분 다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
韓 "배 의원, 본인 트라우마 대신 국민을 걱정"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저를 비롯한 많은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반성을 하고 있다."

피습 사건 이후 8일 만에 공식 일정을 재개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을)은 기자들 앞에서 밝으면서도 덤덤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비뚤어진 팬심에 기댄 폭력적 정치에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지나온 모습을 돌이키는 발언에선 의연함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배 의원은 앞선 말 뒤에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겸손하게 노력하겠다"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배현진 의원은 2일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미성년자 남성으로부터 돌덩이로 피습을 당한 이후 8일 만에 공식 석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기존 송파을 당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완전 회복이 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배 의원은 "오늘 일정은 지난 4년간 우리 당원께 일방적으로 받은 사랑과 감사를 돌려드리기 위해 준비한 행사였기 때문에 도저히 미룰 수 없는 행사였다"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깜짝 손님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손님이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구리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마치자마자 송파구로 이동해 배 의원과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배 의원이 보여준 품격 있는 정치를 꼭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위원장은 연단 위에 올라 배 의원의 피습 사건을 가리켜 "본인이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었음에도 오히려 국민을 걱정했다. 배현진 의원의 이런 태도와 대응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곱씹을 때마다 회자될 것"이라며 "우리는 배현진 의원이 보여준 그런 품격 있는 정치를 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된 정치인을 향한 테러 사건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이를 대처하는 방식에서의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처럼 처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거나 손가락질을 할 대상을 끊임없이 찾아내며 정치장사를 위해 음모론을 이어가는 방식이 있다"며 "(반면) 배현진의 방식이 있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쓸데없는 음모론으로 정치를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투명하게 치료 과정을 공개하고, 대단히 신속하게 퇴원하고 오늘 우리가 있는 바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배현진 의원이 2일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당원 가족과 함께하는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배 의원 역시 이번 피습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정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배 의원은 "내가 겪은 일이 여러분께 공포나 두려움으로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안전하고, 더 단단하게 서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정치 혐오와 일부 비뚤어진 팬덤에 기댄 폭력적인 정치 현장의 모습을 앞으로는 지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배 의원은 다른 국민들이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를 우려했다. 그는 "병원에 당도해 치료를 받고 한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항상 공약에도 안전한 송파를 만들겠다,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는데 그걸 잘하고 있었느냐는 반성이 됐다"며 "예산을 얼마 따왔다. 그것으로 지역에 CCTV 몇 개 달았다, 혹시 이게 공허한 생색은 아니었는지 그 점도 다시 반성하게 됐다. 그 어느 골목에서도 놓치지 않도록, 어느 사각지대에서도 여러분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은 배 의원의 피습 사건을 얘기하다 울먹이기도 했다. 김 위원은 "(배 의원이) 100% 회복 안 됐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당원분들 시민 여러분들 때문에 미소를 띠고 옆으로 돌아와서 다행이고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많은 시민 여러분이 지지해주고 계시니까 제 마음이 다 안심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치인 누구를 대표한다 해서 잘난 게 아니라 대신 보내진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들끼리 막말하고 갈등 빚는 건 정치인들끼리만의 갈등이 아니라 대변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한 예의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두려움을 이용하는 정치는 나쁜 정치다. 하지만 많이들 이용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힘은 이런 것들을 하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 의원은 "여러분께 말로만 하는 약속이 아니라 송파 가족으로 (국민의) 공복이란 점을 매번 새기고 내 동생 같고, 조카 같고, 부모나 다름 없는 여러분들을 어느 골목에서도 사각지대에서도 다치지 않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힘 일원들이 약속한대로 공포로 인한 정치가 아니라 희망과 기쁨으로 선택하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젊은 정치인들이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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