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알와크라] ‘2연속 극적승’ 클린스만 “0-1로 경기 시작하면 어떨까” 농담
김희웅 2024. 2. 3. 04:10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극적인 승리 후 농담을 던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또 한 번 120분 혈투를 펼쳤다.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가까스로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호주전도 극적이었다. 전반 42분 선제 실점한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동점골을 기록했고,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 14분,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프리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처리한 볼이 수비벽을 넘어 호주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또 한 번의 드라마가 쓰인 것 같다. 너무 힘든 전투였고 또 한 번의 120분 혈투였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너무 힘든 전투였다.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가끔은 0-1로 뒤진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전반부터 이런 경기력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준결승 진출할 수 있어 기쁘다. 준결승에서 강한 상대인 요르단과 만난다. 이번 대회 우리 조가 얼마나 강팀이 많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준결승에서 같은 조 두 팀이 만났는지만 봐도 얼마나 어려운 조였는지 마지막 날까지 도하에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요르단과 4강전에 ‘핵심’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많이 안타깝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안타깝지만 대안은 있다. 센터백에 정승현이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변칙적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경기 소감.
또 한 번의 드라마가 쓰인 것 같다. 너무 힘든 전투였고 또 한 번의 120분 혈투였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너무 힘든 전투였다.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가끔은 0-1로 뒤진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전반부터 이런 경기력이 나오길 바란다. 어쨌든 준결승 진출할 수 있어 기쁘다. 준결승에서 강한 상대인 요르단과 만난다. 이번 대회 우리 조가 얼마나 강팀이 많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준결승에서 같은 조 두 팀이 만났는지만 봐도 얼마나 어려운 조였는지 마지막 날까지 도하에 있길 바란다.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했다. 97분에 동점 골을 넣고 연장에 승부를 뒤집은 원동력은.
너무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팀 분위기는 표현할 수 없다. 아시안컵 트로피를 한국으로 가져가지 못했는데, 간절함과 목마름이 원동력인 것 같다. 이것이 가끔은 부담이 되고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래서 전반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경기에서 뒤져있을 때,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기 위해서는 한가지 밖에 없다. 득점해서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때 원하는 모습들이 뒤진 상태에서 훨씬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선배로서 마음이 아픈 것도 많다. 가끔은 내가 운동장에 들어가서 경기를 해주고 싶을 만큼 안쓰러울 때가 있다. 국민들에게 오랜 기다림의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다. 준결승과 결승이 남았는데, 온 국민이 기다리는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한국에 갖고 들어가는 꿈을 꾼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나머지 2경기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
-4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었는데, 전반전부터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나도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고 손에 땀날 정도의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 나도 빠르게 경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 얼마나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 투쟁심, 믿음과 노력이 대단한지를 강조하고 싶다. 너무 자랑스럽다. 선수들의 태도와 자세, 투혼 덕분에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런 경기들이 한국이 쓰는 스토리가 될 것 같다.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하는데, 대안은.
많이 안타깝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안타깝지만 대안은 있다. 센터백에 정승현이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변칙적으로 쓸 수 있다. 여러 옵션이 있다. 대회를 치르면서 보여줬던 스리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려서 스리백을 쓸 수 있다. 조금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김민재가 뛸 수 없다는 것은 팀, 본인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페널티킥 장면에서 선수들을 불러모아 지시하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페널티킥 상황에서 혼란이 있는 것 같아서 누가 찰지 확인하고자 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설지, 해도 괜찮을 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손흥민이 황희찬이 찬다는 사인을 했다. 직접 황희찬에게 가서 격려해주는 장면이 있었다.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대화를 나눴다.
-클린스만 감독 축구를 두고 ‘좀비 축구’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별명은 얼마든 지어줘도 좋다. 대회 끝나고 숙박 연장한 영수증만 첨부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일 것 같은데, 이런 분위기나 긴장감을 해소하는 방법은.
대륙, 팀마다 어떤 선수들과 어떻게 함께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국 대표팀은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한국뿐만 아니라 이 대회를 보는 분들의 기대치가 높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보유한 팀이 당연히 경기를 지배하고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예상을 많이 할 것 같다. 대회를 치르면 모든 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는 목숨을 걸고 경기한다. 그래서 상당히 어렵다. 그런 팀들을 상대로 경기하는 것은 상당히 쉽지 않다. 많은 팀이 수비적인 전술을 가져오는데, 이해가 된다. 버스를 세우면서까지 수비를 하면 두들겨도 득점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선수들에게는 지속해서 당연한 승리는 없다고 한다. 매 경기 쉽지 않고 쉬운 팀은 없다고 한다.
알와크라(카타르)=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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