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극단’유튜브, 이용자가 정화하자

전병선 2024. 2. 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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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선 미션영상부장


영상 시대다. 곧 유튜브 시대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다. 2년 전 한 통계에서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유튜브 앱을 사용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인구 대비 앱 사용자를 비교해 추산했다. 또 1인당 월평균 33시간 이상 유튜브를 본다고 했다. 지금은 10명 중 10명이 유튜브를 보지 않을까.

유튜브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사람들의 생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홍보 영상은 물론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게 그런 이유다.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과장뉴스가 양산될 텐데 유튜브가 총선의 향방, 후보의 당락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엔 공중파 방송, 종합 일간지 등 유력 미디어의 영향력이 그랬다. 그래서 사전 또는 사후 심의를 통해 그 영향력이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제하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일단 올라오는 영상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전심의를 위해 유튜버 플랫폼은 유튜버가 영상을 올리기 전 해당 영상이 선정적인지, 폭력적인지 묻는다. 그러나 자극적일수록 관심을 끌게 되니 이 질문에 곧이곧대로 답할 리 없다.

요즘 ‘먹방’에 이은 ‘술방’이 인기다. 스타들이 출연해 술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취중진담처럼 솔직하고 인간적인 느낌을 주기에 조회수가 높다. 그러자 너도나도 하고 있다. 이들의 음주가 청소년 팬들에게 미칠 영향은 생각지 않는다.

술방은 그나마 점잖은 편이다. 어느 유튜버 부부의 ‘막장 폭로전’은 그야말로 기가 찰 지경이었다. 외도, 폭력, 이혼도 그렇지만 그 과정을 그대로 방송했는데 막장도 그런 막장이 없다. 이런 비상식적인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유튜버들이 이를 거론하고 막장 이야기는 확대 재생산된다.

실제 싸움을 방송하는가 하면 집단 난투, 건달의 삶, 돈 빼앗는 방법 등 별의별 영상이 다 있다.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사람을 붙잡아 무릎을 꿇렸다는 영상도 화제였다. ‘사적 복수’를 담은 영상이 유행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렇게 자극적인 영상이 업로드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하지만 결국 돈 때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조회수는 곧 수익이고 구독자는 수익원이다.

돈 앞에 그 영상이 미치는 폐해는 뒷전이다. 자극만 좇는 영상은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사고까지 망가뜨린다. 특히 정치와 관련된 영상은 사람들을 세뇌한다. 그 결과는 정치를, 나라를 망가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극단적인 정치 콘텐츠를 규제하는 법안이 상정되기도 했고 유럽 등에선 비슷한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그 많은 유튜브 영상을 법적 규제로만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 제재를 위한 모니터링도 쉽지 않다. 대안은 영상 이용자들이 직접 단속하는 것이다. 필자도 구독자 몇 명 안되는 유튜버다. 최근 본의 아니게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경고를 받았고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이런 경고를 3번 받으면 계정이 삭제된다고 했다.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그러면 경고가 없어진다. 이용자가 신고를 했다는 것인데, 여기에서 유튜브 정화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튜브 이용자는 누구든지 성적이거나 혐오, 증오, 유해 등을 이유로 영상을 신고할 수 있고 방법도 간단하다. 보통 영상의 ‘좋아요’ ‘싫어요’를 표시하는 부분에 ‘신고’도 있다. 영상을 신고하면 유튜브 담당자는 이를 분석해 커뮤니티 가이드의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영상을 삭제하기도 하고 제한을 걸거나 그게 반복되면 계정을 없앨 수도 있다.

구독자가 몇 명 안되는 계정은 없앤다고 해도 상관없겠지만 구독자가 몇십만 이상 되는 유튜버의 계정을 닫아버린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 유튜버가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유튜브의 나쁜 영향력이 걱정되는가. 이용자인 우리가 직접 나서자.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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