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모자 쓴 배현진, 피습 후 첫 일정…"폭력적 정치 지워가겠다"

배재성 2024. 2. 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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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중학생으로부터 공격당해 입원 치료를 받은 배 의원은 이날 피습 이후 첫 공개 활동에 나섰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제가 겪은 일이 여러분께 공포나 두려움으로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날 피습 사건 이후 8일 만에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배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맞이 희망콘서트’에서 “일부 비뚤어진 팬덤에 기댄 폭력적인 정치 현장의 모습을 지워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더 안전하고, 더 단단하게 서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정치 혐오와 일부 비뚤어진 팬덤에 기댄 폭력적인 정치 현장의 모습을 앞으로는 지워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피습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주변에 아무도 없던 상황에서 겪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굉장한 공포를 느꼈다”며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고 소리도 질러보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당도해 치료를 받고 한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항상 공약에도 안전한 송파를 만들겠다,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는데 그걸 잘하고 있었느냐는 반성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예산을 얼마 따왔다. 그것으로 지역에 CCTV 몇 개 달았다. 혹시 이게 공허한 생색은 아니었는지 그 점도 다시 반성하게 됐다”며 “그 어느 골목에서도 놓치지 않도록, 어느 사각지대에서도 여러분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는 이유에 대해 “저희가 펼쳐나가는 정치의 모습이 국민이 보기에 대단히 안정감 있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저를 비롯한 많은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피의자에 대한 선처를 고민하고 있나’라는 질의에는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고, 그 수사 결과에 따라서 법 집행은 절차대로 하는 게 맞다”며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정치 테러와 우발 범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견해’를 묻자 “경찰들께서 굉장히 열심히 수사고 계신다. 그 부분은 경찰에 맡기겠다"고 했다.

‘피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재차 물으니 “아직 그 말씀을 드릴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배 의원은 이날 행사에 초록색 털모자를 쓰고 참석했다. 현재 상처 부위에 대한 치료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행사장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예지 비대위원이 함께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예정에 없었던 일정으로 구리 전통시장 방문을 마친 이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피습 사건 이후 8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선 배현진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서 열린 2024 설날 맞이 희망콘서트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을 겨냥해 “처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정치장사를 위해 끊임없이 음모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명사회에서 테러를 대하는 정치의 자세는 두 가지가 있다”며 “이재명의 방식이 있고, 배현진의 방식이 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물론 미수에 그쳤지만, 집 앞에 칼을 놓고, 불을 지르겠다는 사람이 구속된 적이 있다”며 “센척했지만 사실 공포스러웠다. 가족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테러) 범죄가 특이한 것은 그 이후의 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처럼 처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손가락질할 대상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정치장사를 위해 끊임없이 음모론을 이어가는 방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방식은 옛날부터 역사를 보면 많이 써왔던 방식이다. 정치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배 의원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한 위원장은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고, 쓸데없는 음모론이 퍼짐으로써 정치를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배 의원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방식이 우리 정치가 나아갈 길”이라며 “배 의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치가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우리 국민들이 훨씬 더 좋은 정치를 갖게 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에서 미성년자 남성으로부터 돌덩이로 피습당한 바 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고 27일 퇴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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