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쌍쌍’ 통합 재건축은 깨졌지만…‘쌍’ 하나 빠졌어도 대치동 ‘우쌍’ 이상 無
은마아파트, 우선미(개포우성·대치선경·한보미도맨션)와 함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표 재건축 단지를 꼽으라면 우쌍쌍(우성1차·쌍용1차·쌍용2차)’이 꼽히고는 했다. 대치동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와 대로변을 두고 같은 학군을 끼고 있어 재건축 추진 이전부터 투자자 관심이 높았던 곳이다. 한때 ‘우쌍쌍’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이들 단지는 이제 ‘쌍(쌍용1차)’자 하나를 떼고 ‘우쌍(우성1차·쌍용2차)’으로 뭉쳐 1300여가구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성1차와 쌍용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 12월 말 도시계획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올렸다. 일반 경쟁 방식으로 최종 선정된 용역업체는 정비구역을 통합하고 정비계획 변경 수립, 심의·인허가 대관 업무를 맡게 된다.
양 조합, 최고 49층 계획안 준비 검토
우성1차와 쌍용2차 두 조합은 지난해 9월 통합 재건축에 합의한 바 있다. 이어 10월에는 우성1차(조합장 전영진), 쌍용2차(조합장 임병수) 각 조합장이 통합 재건축 합의서에 서명했다.
통합 재건축에 합의는 했지만 아직 통합 조합은 정식으로 설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두 단지 조합은 각각 지난해 12월 7일과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비구역 통합 안건을 상정했다. 안건은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 가결됐다. 아직 통합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만큼 쌍용2차가 우성1차 조합에 용역업체 선정 권한을 위임해 정비계획을 하나로 합치는 절차에 돌입했다.
용역업체가 선정되면 올 상반기 중 강남구청에 정비구역 변경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성1차는 지난해 9월, 쌍용2차는 2017년 9월 일찌감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각각 받아둔 상태인데, 이번 변경안 제출 때 기존 ‘최고 35층’짜리 계획을 ‘최고 49층’으로 올리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각 단지 토지 면적과 스카이라인 등을 따져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층수를 결정해 정비계획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4년 준공된 우성1차 재건축은 대치동 일원 2만5456㎡에 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아파트) 712가구(공공주택 86가구 포함)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었다. 2017년 조합설립인가 후 2021년 10월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2022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냈다. 통합 재건축 합의 전 우성1차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었다.
쌍용2차 재건축은 대치동 일대 2만4484㎡에 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560가구 등을 짓는 사업이었다. 4개동 364가구에 불과한 사업장인데도 2018년 6월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챙긴 바 있다. 당시 현대건설이 내건 새 단지명은 ‘디에이치 로러스’였다.
각자의 길을 걸어오던 우성1차, 쌍용2차 양쪽 조합은 공식 절차를 거쳐 통합 조합을 설립한 후 다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두 단지를 합친 대지면적은 5만4358.4㎡다. 우성상가협의회가 통합 재건축에 동의하고 합류한 덕분에 대지면적이 늘었다. 조합원과 토지 소유자는 860명이다.
그래도 속도 빠르고 사업성도 ‘양호’
두 단지를 합쳐 진행하는 통합 재건축은 양쪽 모두에 윈-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규모가 커지는 만큼 많은 입주민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반대로 뜻을 잘 모으기만 하면 사업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특히 규모가 작은 단지일수록 각자 재건축하는 것보다 통합 추진할 때 가구 수가 대폭 늘고 사업비도 절감할 수 있다. 애초 두 단지가 각각 재건축을 추진할 때도 사업성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면 보다 비용을 절감하거나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실제로 2018년 쌍용2차 시공권 입찰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쌍용2차 단지 규모가 작은데도 대치동이라는 입지를 감안하면 분양 등 높은 사업성을 챙길 수 있는 곳으로 평가하고는 했다. 인기 주거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인근 재건축 단지를 묶어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건설하는 전초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우선협상자인 현대건설은 수주전 당시 쌍용2차에 이어 쌍용1차, 대치우성1차도 수주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만들겠노라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입지까지 좋은 단지는 통합 재건축이 성공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배가된다. 우성1차·쌍용2차는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과 가깝다. 또 대치동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와 대로변(영동대로)을 두고 같은 학군을 끼고 있다. 이제 조합설립을 마친 은마와 비교해 입지가 뒤지지 않고 사업 속도도 더 빠른 상황이다. 이미 우성1차는 지난해 9월, 쌍용2차는 2017년 9월 일찌감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각각 받아둔 상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단지로 재건축하면 총 가구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커뮤니티시설 등을 더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입주민 생활 여건도 더욱 개선된다”며 “이는 결국 단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학여울역 초역세권 “아쉬울 것 없다”
한편, 우성1차·쌍용2차 바로 옆 쌍용1차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우성1차·쌍용1차·쌍용2차 3개 단지가 모두 통합해 재건축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쌍용1차의 경우 세 단지 중 학여울역과 가장 가까운 초역세권 단지인 만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준공된 쌍용1차는 지상 최고 15층 5개동 630가구 규모로 우리나라 학군 1번지인 대치동에 위치해 있다. 일찌감치 재건축을 추진해온 덕에 2018년 지하 4층~지상 35층 9개동 1072가구로 새로 짓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해놨다. 최근에는 층수를 49층으로 상향하기 위한 사업시행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쌍용1차가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두고도 기존 35층에서 49층으로 정비계획을 바꾸기로 한 것은 주변 단지들이 일제히 층수 상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9년여 만에 35층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을 발표한 이후 재건축을 진행 중인 인근 단지들은 속속 층수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미도’는 기존 최고 35층에서 최고 50층으로, 은마아파트는 최근 불거진 조합장 직무 정지 소송이 일단락되는 대로 49층으로 높이를 상향하는 정비계획 변경에 나설 방침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5호 (2024.01.31~2024.02.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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