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파스타' 현실로? 이탈리아 '식용 곤충가루' 판매 허가

가디언, 이탈리아 정부 판매 허가 보도
"귀뚜라미가루, 호박씨·헤이즐넛·새우와 비슷"

이탈리아에서 '식용 곤충 가루' 판매가 공식 허용됐다.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가 식용 곤충 회사 뉴트린섹트가 개발한 식용 곤충 가루를 자국 내에서 판매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식용곤충으로 만든 간식.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는 동물 사료용으로만 곤충 가루 판매 및 사용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 유럽연합(EU)이 귀뚜라미·메뚜기 등 식용 곤충 판매 승인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도 원산지와 성분 표기를 엄격하게 규제 및 검토하는 조건으로 식용 곤충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자사 제품 판매 허용 소식에 프란체스코 치아니 뉴트린섹트 CEO는 "식품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고 환영했다. 그는 "귀뚜라미 가루는 호박씨·헤이즐넛·새우와 비슷한 풍미를 가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곤충 회사 뉴트린섹트(Nutrinsect)에서 판매하는 귀뚜라미 가루 [사진출처=뉴트린섹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트린섹트는 이탈리아의 한 공장에서 수백만 마리의 귀뚜라미를 사육·가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곤충에 대한 선입견으로 사람들이 제품의 출처를 의심하지만 모든 제품이 이탈리아에서 생산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뉴트린섹트의 곤충 가루는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으며, 제품 가격은 봉지당 6유로(약 8637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탈리아 내에서는 피자·파스타 등 고유 음식에 곤충 재료가 사용되는 것을 두고 많은 우려가 제기됐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전 농업부 장관은 '식용 곤충 재료를 이탈리아 음식과 섞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귀뚜라미·메뚜기 등 곤충은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생산이 가능하고, 단백질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어 인류의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가디언은 유럽의 식용 곤충 시장이 2030년까지 27억 유로(약 3조9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