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잔류→완전 퇴출…일본, '성범죄 혐의' 이토 준야 귀국 최종 결정 [아시안컵]

김정현 기자 2024. 2. 2. 19: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일본축구협회(JFA)가 24시간 만에 두 번의 결정을 번복했다. 성범죄 의혹이 있는 이토 준야(스타드 드 렝스)가 결국 일본 축구 대표팀을 떠난다. 

JFA가 2일(한국시간)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토 준야를 최종적으로 일본 축구 대표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현지 매체들을 통해 알렸다. 

일본 매체 게기사카는 이 소식을 전하며 "일본 JFA하우스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다시마 고조 회장이 이토의 일본 대표팀 퇴출을 결정했다고 전했다"라고 발표했다. 

다시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으로, 모리야스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그를 일본 대표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토는 현재 일본 축구 대표팀으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이었다. 대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31일 일본 데일리 신조 보도를 통해 이토가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 A매치가 끝난 후 오사카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이토가 자신들을 술에 취하게 만든 후 호텔로 데려갔으며, 이때 어떠한 동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들은 이후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토는 양측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끝내 합의점을 차지 못하자 그녀들은 이토를 정식으로 형사 고소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토는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어서 사건의 여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JFA가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성폭행 혐의에 휩싸인 이토 준야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일본 축구 대표팀에서 제외시킨다고 발표했다. 

JFA는 "이토가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일본 축구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그르 대신할 선수 소집은 예정돼 있지 않다"라며 "우리는 혐의와 관련돼 보도된 사실관계의 내용에 대해 당사자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일본 대표팀과 이토를 응원하는 많은 분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이토는 다음 날인 1일 맞고소를 진행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두 명의 여성과 동의 없이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토 준야 사건과 관련해, 선수 법률 대리인이 오사카 검찰에 성추행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허위 고소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오사카 검찰이 이토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향후 수사에 대해선 추가로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카타르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일본 매체 게키사카에 따르면, 이토는 1일 오전 일본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JFA 관계자는 "이토가 훈련장에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호텔에 머물러 있다. 그의 현재 컨디션은 부상은 아닌 상태다"라고 밝혔다. 

훈련이 시작되고 JFA 홍보 담당자가 미디어를 통해 이토가 팀을 떠날 계획이 없었지만, 결정이 갑작스럽게 내려졌다고 전달했다. 매체는 "선수단이 이토의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고 소식을 듣자 팀 내부에서 상당한 대격진(great earthquake)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JFA는 앞선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이토가 팀을 떠나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육체적, 정신적 컨디션을 고려한 결정이다"라고 밝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JFA의 결정은 12시간 만에 뒤집혔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 축구 대표팀 단장이 카타르 도하 일본 대표팀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통해 "우리는 준야를 남기는 방향으로 다시 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지시각 2일 관련 전문가와 사안을 재차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FA는 준야의 이탈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한 지 하루도 안돼 나절 만에 결정을 철회한 셈이다.

야마모토 단장은 이날 훈련장을 방문한 취재진을 통해 "우리는 준야의 귀국 조치 결정 이후 아시안컵을 어떻게 치를지 심도 깊게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선수단과 논의를 한 결과 선수단 대부분이 준야와 함께 뛰고 싶어했다. 특히 주장 엔도 와타루(리버풀)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의견이 모아졌다. 다시마 고조 JFA 회장과의 대담 이후, 결국 이토를 다시 남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야마모토 단장은 선수단의 의견에 대해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는데 준야와 함께 싸우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있었다"라면서 "이들의 목소리는 이번 결정을 철회하는 데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라고 선수단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게키사카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건은 팀 정책 뿐만 아니라 협회의 행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이 선수단에 의해 실패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마모토 단장은 "이번 사건은 그렇게 바라볼 수 없다"라면서 "우리는 선수단의 생각을 받아들이면서도 내일 제대로 논의를 할 것이다. 여기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야마모토 단장은 이와 관련해 "심적으로도 큰 파동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준야와 함께 싸우고 싶다고 하는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목소리는 준야 본인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시합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도 어려운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를 지지해 나가고 싶다"라며 이번 결정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2일 일본에서 다시마 회장 주도 하에 회의가 진행됐고 결국 모리야스 감독도 준야의 퇴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토가 잔류를 원했지만 소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라며 퇴출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난 선수들이 계속 싸우고자 하는 열정과 열망을 들었다"라며 "어제 밤에는 제대로 된 정보를 모아 논의를 하기 위해 결정을 연기했고 오늘 재차 검토하기로 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게키사카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팀 주변 환경이 어수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에 집중할 수있는 환경을 JFA가 확실히 만들 필요가 있다. 이토의 컨디션을 포함해 생각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폰서나 관련 기업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로부터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다. 양측에서 여러 가지 의심과 정보들이 나오고 있고 이런 점들을 고려하고 배려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지마 회장은 퇴출 철회를 정한 뒤, 이토와 직접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도 동료들의 응원을 받은 후 확실히 조정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 본인은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해줬다. 동료들도 같은 마음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이를 이해하고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향후의 영향을 감안해, 다시 이토의 퇴출을 최종 결론지었다. 모리야스 감독, 이토와 이야기해 양측의 승인을 받았다"라고 마무리했다. 

일본은 이란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결론적으로 베테랑 공격수가 이탈하는 손실을 겪었다. 일본은 오는 3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알라얀에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8강 맞대결을 갖는다. 

사진=연합뉴스, J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