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엔 억울했다"…과학고 출신 배달 기사, 눈물의 의대 도전

김현정 2024. 2. 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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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과학고 출신 25세 청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6년째 의대에 도전하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헬스터디 시즌 2에 합류하는 합격자를 공개했다.

헬스터디는 미미미누가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하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콘텐츠다.

헬스터디 시즌 2에는 약 4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2명을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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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미미미누' 헬스터디 참가 정순수씨
가난·학폭·부모님 투병 등 아픔 딛고 재도전

가난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과학고 출신 25세 청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6년째 의대에 도전하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헬스터디 시즌 2에 합류하는 합격자를 공개했다. 미미미누는 입시, 교육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유튜버로, 현재 구독자는 약 116만명이다. 헬스터디는 미미미누가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하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콘텐츠다. 헬스터디 시즌 2에는 약 4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2명을 최종 선발했다.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헬스터디 시즌 2 합격자 정순수씨[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이 중 남학생 합격자인 정순수씨(25)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그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한 최상위권 학생으로 교사 추천을 받고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정씨는 과학고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대치동 과고 입시반에서 친해진 애들끼리 이미 무리가 형성돼 있었고 대학 수학까지 끝내고 온 애들 사이에서 진도를 못 따라갔다"며 "그럴 때마다 애들이 낄낄거리고 웃거나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정순수랑 같은 팀 하면 망한다'고 망신을 줬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친구 세 명이 제 노트북을 뒤지다가 자기소개서를 봤는지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걸 다른 애들한테 까발리겠다고 했다. 그땐 가난을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 너무 무서웠다.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아버지가 과학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을 한 친구가 밟아 부순 일도 있었다. 그 친구는 자기가 대학생이 되면 과외를 해서 노트북값을 갚겠다고 했지만, 대학생이 되고는 잠수를 탔다. 재수를 하게 된 정씨는 인터넷 강의를 들을 노트북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즈음 그의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정순수씨가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정씨는 "하루에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다가 아스팔트에 팔이 갈리는 사고가 났는데 병원비가 아까워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며 "며칠 뒤 급성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 너무 억울했다.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던 가운데 정씨의 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리게 됐다.

정씨는 "너무 암울해서 딱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제 생일이었다"며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제 잘못이 아니고, 부모님이 아픈 것도 제 잘못이 아니지 않냐. 아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과학고 간다고 하지 말고 일반고 가서 잘해서 의대 갔으면 아빠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정씨는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결심에서 의대를 지망하게 됐다"면서 "동정이나 연민 말고 응원이나 격려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5년 동안 정씨는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계속 수능을 치렀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 모집 글을 보게 된 그는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정씨의 사연에 대해 미미미누는 "살아가려고 수능을 보는 사람이다. 살려고 지금까지 여러 번의 수능을 봤고 6번째 수능을 제대로 보려고 하는구나"라며 "이번에는 본인의 능력과 재능이 온전히 발휘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뽑게 됐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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