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부실 펀드 판매 혐의' 장하원, 2심도 무죄

부실 펀드를 판매하고 환매를 중단하는 등 피해자들에게 1000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현 고문)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이지영 김슬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장 전 대표는 1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디스커버리 김모 투자본부장과 김모 운용팀장, 디스커버리 법인도 모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펀드의 투자제안서에 펀드 위험 등급이 '매우 높음'에 해당하고 위험을 강조하는 내용이 기재됐다"며 "투자자들이 펀드의 불확실성이 수익률 저하나 원금 손실 위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체적 설명을 들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환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투자금 상환을 위해 신규 투자금으로 '돌려막기'한 혐의에 대해서 "금융투자 상품을 어떻게 운용할지는 자산운용사의 재량"이라며 "신규 투자금을 환매금 용도로 사용·운용한 것이 수익률 저하나 원금 손실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익 구조와 기초 자산 부실성, 담보 취약성 등이 수익률 저하나 손실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고 판매사와 투자자에 설명하지 않은 게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볼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실사 당시 환매 중단 가능성의 인식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수익률 감소가 예상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원금 손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새롭게 인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전 대표는 선고 후 법정을 나서면서 "투자자에게 손실과 상처를 입힌 데 죄송하다"며 "지금까지도 투자금 회수를 위한 모든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대표는 370여명을 상대로 부실 펀드를 판매해 1348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2022년 7월 구속기소됐다. 부실 상태인 미국의 P2P 대출채권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이 보장되는 펀드라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펀드는 2017~2019년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