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을 향한 마동석의 진심 "아이디어 여전히 많다"

이선필 2024. 2. 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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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넷플릭스 <황야> 남산 역... "통쾌한 액션 보이고파"

[이선필 기자]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서 남산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
ⓒ 넷플릭스
 
대지진 이후 멸망 위기에 모인 인류, 이를 대상으로 영생을 실험하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그에 맞서는 소수의 무리 이야기. 넷플릭스에서 지난 1월 26일 공개한 영화 <황야>는 간단하게 요약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사이파이 액션(sci-fi action) 장르로 분류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 눈에 가장 띄는 건 역시나 배우 마동석이다.

그가 맡은 남산이라는 캐릭터는 일반인을 압도하는 전투력의 소유자다. 이를 무기로 과학자 및 그의 휘하에 움직이는 군인들과 대적하는 과정이 일종의 게임 같다.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 또한 "게임 같은 액션을 만들어보자는 게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운동 선수 출신 배우들에게 동지애 느껴"

<황야>는 약 8년 전 마동석이 직접 만든 A4 기준 8장 분량의 트리트먼트를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대지진과 멸망 위기에 놓인 인류라는 설정이 고스란히 이어졌고, 배우 마동석의 스턴트 대역으로 오래 인연을 이어온 허명행 무술감독이 이 작품으로 연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트리트먼트를 기준으로 작가들과 발전시키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처음엔 각 캐릭터들 사연이 들어가다 보니 4시간 분량이 나오더라. 게임 같은 영화에 집중하고 싶어서 영화가 좀 불친절해진다 싶어도 버릴 건 버리자고 했다. 기획할 때 두 가지 방향이었다. <범죄도시> 등에서 제가 보인 모습 말고 새로운 액션을 할까 했는데 제작진에서 저의 이미지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됐다."

그의 말대로 마동석하면 연상되는 복싱 액션, 투박해 보이지만 통쾌한 액션 연기가 있다. <부산행> 등이 흥행하면서 '마동석이 하나의 장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제가 만들어 낸 말은 아니라 쑥스럽다"라며 멋쩍어하면서도 그는 "영화 <록키>(1977)를 보고 복싱 선수를 꿈꿨고 인생이 바뀐 사람이라 액션에 진심이기에 그런 얘기 또한 나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드웨인 존슨이나 성룡을 보면 어떤 영화에서든 자기만의 캐릭터로 나오잖나. 차별화를 꾀하려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보단 색다른 액션 요소를 넣는 식이었다. 제가 제작자면서 배우기도 하니까 고민할 때가 있는데 해당 캐릭터가 되는 식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 그 캐릭터를 자기화하는 배우가 있다. 저는 후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런 평이 감사하다. <록키>처럼 휴머니즘이 가득한 액션도 좋아하지만 요즘엔 게임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실제로 게임 회사와 현재 게임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황야>에서 대중에게 익숙한 마동석의 이미지가 그대로 등장하는 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통쾌한 액션을 위해 마동석이 설계한 것도 있지만, 태권도 선수 출신인 허명행 감독의 몫 또한 컸다. 여기에 더해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배우 안지혜 등 출연 배우들도 액션에 나름 진심이었다고 한다.

"오디션 때 안지혜 배우가 선수 출신이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작품으로 한국에 액션 잘하는 또다른 배우가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 본인도 결과물에 기뻐하더라. 운동을 순간 배워서 연기하는 것과 어릴 때부터 운동한 배우가 하는 건 다르다. 전자는 나름 한계가 있지. 일단 운동 좀 하던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정이 가는 것 같다. 아는 배우 중에선 안보현이라는 친구도 있고, 안지혜 배우도 그렇고 나름 동지애 같은 게 있다."
  
 마동석은 <황야>를 통해 여전히 자신의 액션이 세계 관객들에게 통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 넷플릭스
그의 외길 진심은 해외에서도 이미 알아본 바 있다. 할리우드에서 합작 제안을 해왔고 실제로 현재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마동석의 제작사와 협력을 문의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

"할리우드 사람들이 놀라는 건 이런 제작비로 그만한 수준의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여러 제작사에서 <범죄도시>를 보고 함께 일하자는 얘길 꾸준히 해오고 있다. 파업 등으로 일정이 좀 밀렸는데 이미 계약한 건도 있고 특이한 장르로 풀어볼 이야기도 있다. 고무적인 건 <범죄도시> 시리즈 영상 클립이 해외에도 많이 돌아서 복싱 인구가 실제로 엄청 늘었다는 사실이다. 선수 출신 배우들의 출연 기회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겸손의 마음

이쯤 해서 <범죄도시> 속편 이야길 안 할 수 없었다. 2, 3편이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반열에 올라있기에 4편 소식도 대중의 관심사기 때문이다. <범죄도시4>는 오는 4월 중 개봉한다는 게 그의 전언이었다.

"이미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복싱 액션에 변화를 주고 있다. 물론 결국 두 팔과 두 발로 하는 액션이라 한계는 있다. 캐릭터와 공간 등에 변화를 많이 줄 수도 있을 텐데 솔직히 아이디어는 여전히 많이 가지고 있다. 액션 장르 자체를 싫어하는 분 입장에선 성인이 웃통 벗고 싸우는 게 무슨 의미냐 하시겠지만, 제 입장에서 복싱은 수천년 된 역사가 있는 운동이다. 싸우고자 하는 본능을 비겁하게 약자를 때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스포츠로 풀자는 게 로마 시대의 복싱이었다.

제겐 일종의 인생 목표처럼 중요한 것이다. 지금도 매주 국가대표 출신 관장님들과 복싱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관심 있는 배우들에게 복싱을 가르치기도 한다. 아, 맞아 보니 턱이 이렇게 돌아가네? 이런 얘기들을 하며 연구한다. 누군가에겐 중요하지 않아도 제겐 매우 중요한 일상이다."

고등학생 때 국수 배달을 하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며 어깨 등을 크게 다친 마동석은 매번 자신이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가 있었다. 데뷔 후 무명 배우 생활도 오래 해온 터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운이 좋은 사람 아닌가 싶었다"며 그가 말을 이었다.

"복싱을 하면 일단 겸손해진다. 그게 영화를 할 때도 영향을 준다. 하나가 잘 됐다고 들뜨거나 하는 게 없더라. 운동하면 매번 이길 수 있는 사람과만 대결할 수 없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지는 게임인 걸 알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듯 영화를 할 때도 그런 마음이었다. 예전에 관장님에게 강한 상대를 이기려면 어찌 해야 하나 물은 적이 있다. 매일 하면 이긴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매일 뭔가를 하려고 한다. 그게 운동이든 영화 관련 일이든 말이다.

매번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기획해 놓은 걸 현실화하자는 목표도 있고, 계속 재밌는 작품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액션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중간에 마치 외도처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서 남산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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