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하영제 정치자금법 재판, 총선 이후에도 '계속'

뉴스사천 강무성 2024. 2. 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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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시장이 건넨 돈의 성격, 하 의원 지시 여부 등 사천발전연구원 관련 공방

[뉴스사천 강무성]

ⓒ 뉴스사천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영제(무소속·경남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의 다섯 번째 심리공판이 2월 1일 오후 3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2단독(민병국 부장판사)은 검찰 측이 요청한 증인인 국민의힘 사천당원협의회 관계자 2명을 불러 2시간 동안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지난 12월 공판에서 증인 출석을 요청받았으나, 개인 사정으로 한차례 불출석했다. 이에 증인 신문이 두 달가량 미뤄졌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앞서 하영제 의원은 총선 후보 시절과 국회의원 재임 시절 송도근 전 사천시장과 이정훈 전 도의원, 전 보좌관 등으로부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 의원은 송도근 사천시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 외에 나머지 혐의는 모두 인정한 바 있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10명의 증인을 신청하면서 이번 재판은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사천당원협의회 읍면동 협의회장을 지낸 A씨를 상대로 2021년 8월 송도근 전 시장(당시 사천남해하동 수석부위원장)이 소집했던 ▲국민의힘 사천시 읍면동 회장단 간담회 내용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하영제 의원의 공천 개입 논란 ▲하영제 의원·송도근 전 시장과의 관계 ▲송 전 시장이 하영제 의원에게 사무국장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를 건넨 사실과 돈의 성격 ▲송 시장과 사천발전연구원과의 관계 등을 검찰 진술 조서를 토대로 다시 물었다.

A전 당협 회장 "송 시장에게 들은 것을 진술... 정확히 기억 안 나"

검찰은 송 전 시장이 국민의힘 사천당협 사무국장 인건비 150만 원과 사무실 운영비 명목 50만 원을 매달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 "(2021년 8월 3일 읍면동 회장단 간담회 자리에서) 송도근 시장이 하영제 의원이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줬다는 이야기도 명시적으로 하는 것을 제가 들었다"고 진술한 부분을 다시 물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회의 도중에 수석 부회장(송도근 전 시장)이 그 이야기를 한 것은 기억이 얼핏 나는데 정확히는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이 당협 운영과 관련된 질문을 이어갔으나, A씨는 "여러 사항을 들은 적은 있으나, 현재로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도 송도근 전 시장이 매달 지급한 돈의 성격과 재원, 대가성 등이 쟁점이 됐다. 사진은 하영제 의원이 탈당하기 전 국민의힘 시절 사천당협 사무실 건물. 같은 건물에 국회의원 사무실과 사천발전연구원이 함께 입주해 있었다. 현재 사천발전연구원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 뉴스사천
이날 하영제 의원의 변호인은 A씨에게 송도근 시장과 사천발전연구원과의 관계를 따져 물었다. 변호인은 "읍면동 회장단 간담회 회의록을 보면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영제 후보는 송도근 시장이 만들어 놓은 조직에 무임승차로 당선됐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다'며, 당시 내용을 아느냐"고 물었다.

하 의원의 변호인은 송 전 시장이 사천당협 운영비와 사무국장 인건비 외에 같은 건물 내에 있던 사천발전연구원 직원에게 50만 원 씩 준 것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A씨는 "송 시장의 조직에는 관심이 없다. 사천발전연구원 관련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하 의원의 변호인은 "사천당협의 경우 사천시 사정을 아는 송도근 시장이 사실상 운영한 것 아니냐"고 하자, "일단, 위원장님(하영제)의 지시하에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B전 당직자 "국장 인건비와 당협 운영비 관련, 하 의원 몰랐을 리 없어"

이어 검찰은 전 사천당협 관계자이자 사천시장 예비후보였던 B씨를 증인을 불러 신문했다.

검찰은 B씨와 하영제 의원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유를 먼저 물었다. 검찰은 "앞선 검찰 조사 당시에 당 운영과 당 공천 심사·방향에 있어서 하영제 의원이 전반적으로 탈법 혹은 편법으로 운영하는 것이 너무 거슬려서 사이가 멀어지게 됐다. 하 의원 밑에 실장이 특정후보에게만 책임당부 명부를 빼내 준다든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을 하영제 의원이 묵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되어 있다. 맞냐"고 묻자, B씨는 "그때 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하영제 의원의 전 보좌관과 B씨의 관계를 물었다. B씨는 "하 의원의 전 보좌관이 의원과의 갈등을 겪은 후 저를 찾아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하영제 의원과 전 보좌관 갈등 관련 내용을 묻자, B씨는 "전 보좌관이 저에게 한 이야기를 그대로 진술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재판 당시 하영제 국회의원과 송도근 전 사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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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020년 6월경부터 2021년 8월경까지 송도근 당시 사천시장이 당협 직원들에게 활동비,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쓰도록 현금 합계 200만 원씩을 매달 전달한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자, B씨는 "송 시장이 협의회장단 모임에서 말씀하시고 난 그 이후에 알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시 "증인은 앞선 검찰 조서에서 '진주 당협 사무국장도 해봤고, 국회의원 보좌관 일도 해봤지만, 이런 케이스에서 국회의원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진술했는데, 맞냐"고 묻자, B씨는 "네"라고 답했다.

또한 검찰은 남해당협 운영비와 보좌관 급여 페이백 문제, 하영제 의원과 전 보좌관의 갈등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으나, B씨는 "하영제 의원의 전 보좌관에게 관련 내용을 들은 것을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의 변호인은 "송도근 전 시장이 당협 사무국장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를 준 것을 하영제 의원이 몰랐을 리 없다고 한 근거가 본인의 진주 당협 사무국장 경력과 국회 보좌관 경력에 비추어 짐작한다는 진술인데, 직접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짐작하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증인신문을 마무리했다.

3월에도 증인 신문 이어져... 변론 고려하면 재판 길어질 듯

재판부는 이날 사천당협 관계자 2명의 신문을 끝으로 6명의 검찰 측 증인 신문을 마무리했다. 이에 2월 29일과 3월 28일 오후 3시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다. 2월 29일에는 전 하영제 국회의원 사천사무소 직원이자 사천당협 관계자 C씨와 전 사천당협 비상근 당직자 D씨를 불러 신문을 예정이다. 3월 28일에는 핵심 증인으로 현 사천당협 사무국장 E씨와 당협 관계자 F씨를 불러 증인 신문한다.

재판부는 4월 말 변론을 재개해 증인과 증거 등을 정리할 예정으로, 송 시장이 건넨 돈의 성격을 둘러싼 대질 신문과 변론 등 기일이 남아 있어 빨라야 6월 말쯤 1심 선고가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22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에도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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