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혹독한 겨울'…머·트·발, 생존 돌파구 '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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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비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명품 플랫폼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명품 소비가 줄어든 데다, 쿠팡의 '파페치' 인수와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들이 럭셔리 플랫폼인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 '캐치패션'과 손을 잡고 명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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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트·발, 新성장동력 발굴 분주
명품 소비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명품 플랫폼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판관비를 줄이고, 자산을 유동화하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외형성장이 중심이다. 대기업 e커머스들이 명품관을 늘리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늘리기 위한 더 많은 고객 확보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한 탓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위 ‘머·트·발’로 요약되는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용자 수가 절반 이상 빠져나가면서 추가적인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명품 소비가 줄어든 데다, 쿠팡의 ‘파페치’ 인수와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들이 럭셔리 플랫폼인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 ‘캐치패션’과 손을 잡고 명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명품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VC(벤처캐피탈)나 기업 투자자들은 적자가 나는 사업군에 돈을 넣지 않는 분위기이기"라며 "수익성과 외형 확대 모두 증명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머스트잇은 전날 김홍균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신임 대표로 선임, 2011년 회사를 설립한 조용민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조 대표가 그동안 실무부터 대외협력 등 사업 전반을 도맡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서비스를 고도화해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김 신임 대표가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명품 제품의 병행 수입에 그치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명품 브랜드를 발굴해 부티크 전용관에서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압구정 사옥을 매각, 4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는 만큼 투자 부담도 덜하다.
트렌비는 핵심 사업으로 명품 중고 사업을 정했다. 경쟁사 역시 중고 사업에 진출했지만, 트렌비는 중고 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이 검수·감정을 직접 진행하는 서비스를 정착한 결과다. 중고 사업 부문 누적 거래액은 2022년 500억원에서 2023년엔 10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올해 목표 거래액은 2000억원이다. 지난달부터는 이탈리아 현지 직구관을 열었다. 다른 럭셔리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유통 단계를 줄여 해외 현지 부티크에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올해 중고 거래액은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해외직구도 서비스 출시 후 효율이 잘 나오고 있어 연간기준 BEP(손익분기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란은 올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을 90% 넘게 줄이며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이에 해외 명품을 가져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사업에 그치지 않고,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해 발란 앱에 태워 연내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발란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기업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사업이 진행되기는 힘들지만, 연내 구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일본, 동남아 등 현지 업체들과도 지속적으로 컨택 중이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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