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차선우, 감옥 속 두 남자…6년 만 컴백 '거미여인의 키스' [종합]

김현정 기자 2024. 2. 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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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6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의 한 감옥을 배경으로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76년 공개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83년 희곡 작품으로 선보였고 1985년에는 영화화됐다. 1992년 동명의 뮤지컬로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9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했고 2015 재연 2017년 삼연 그리고 올해 사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배우 정성화, 박은태, 최재웅, 김주헌, 김호영, 정문성, 김선호 등이 거쳐갔다.

정일우, 차선우, 전박찬, 이율, 박정복, 최석진이 출연하고 있다.

2일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몰리나가 아르헨티나의 빌라 데보토 감옥에서 발렌틴에게 '표범여인'에 관련한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발렌틴이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이야기하는 장면, 몰리나가 간수가 준 죽을 먹고 복통을 호소하는 장면, 몰리나가 헤어진 전 연인을 그리워하는 발렌틴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장면을 시연했다.

박제영 연출은 "세계적인 명작에 참여해 감사하고 기뻤다. 존경하는 선배 연출님들이 전 시즌을 맡아주셨는데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영광이다. 그만큼 큰 부담인데 6명의 배우들과 함께해서 너무 재밌었고 그 과정 속에서 치열하게 작품을 만들기 위해 토론한 것들이 행운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날에도 언제든 사회적으로 억압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의견과 생각 혹은 편견에 의해 개인의 입장이 소수자의 입장에 처할 수 있다. 억눌리고 개인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감옥처럼 느끼는 상황이 일상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누엘 푸익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박찬, 이율, 정일우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에 캐스팅됐다.

전박찬은 "몰리나라는 인물이 쉽지 않게 다가왔다. 성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인 트렌스젠더 역할, 처음에는 트렌스젠더냐, 트렌스섹슈얼이냐 논쟁도 있었는데 부정할 수 없다. 객석에 언제나 당사자가 앉아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이율은 "연출님의 방향성에 맞춰 연기하려고 했다. 2인극이다 보니 상대방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해서 염두에 뒀다"고 이야기했다.

5년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정일우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어서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사실 발렌틴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연극에 복귀할 때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면 더 좋을까 했을 때는 몰리나가 더 욕심이 났다. 내게도 도전이었고 이 캐릭터를 만들 때 쉽지 않은 여정을 겪었다. 아직도 찾아가고 있다. 형들이나 연출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공연을 잘하고 있다"라며 출연한 계기를 전했다.

박정복, 최석진, 차선우는 냉철한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 역을 맡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돌아온 박정복은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고 하면서도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많다. 다시 한다고 했을 때 그 전에 했던 시즌보다 내가 어떤 걸 표현할 수 있을까 하다가 참여했는데 같이 참여하는 연출님,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또 "이전 시즌과 크게 다른 건 없었다. 발렌틴은 우리 셋이 텍스트로 공유하고 토론했다. 텍스트가 가진 힘, 인물이 어떻게 가고 싶은지 중점을 뒀다. 딱히 나만의 어떤 것들을 만들려고는 하지 않았다,

이어 "5회차를 하고 오늘 프레스콜 이후 공연이 있다. 아직 초반부여서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아마 이 부분은 끝까지 그러지 않을까 한다. 연습을 두 달 이상 하다보니 초반이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처음 보시는 관객분들도 있을테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석진은 "나만의 뭔가를 찾으려고 애쓰진 않았다. 다른 몰리나들도 똑같겠지만 정말로 이 대본에서 말하자고 하는 것 등 공통적으로 공유하면서 하다 보니 (차)선우의 발렌틴, (박)정복이 형의 발렌틴이 다 좋아서 저는 중간에서 잘 섞기만 하면 됐던 과정이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돌아온 최석진은 "쓰러지고 나서 복귀하기까지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어쩌면 무대에 다시 서지 못하겠다 생각도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거미 여인의 키스' 대본을 봤다. 어쩌면 지금 발렌틴이 갖고 있는 어려움과 내가 가진 어려움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대에서 잘 표현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으로 바뀌더라. 겁내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차선우는 "다행히도 좋은 연출과 형님 덕분에 캐릭터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박)정복이 형, (최)석진이 형이 연습하는 걸 많이 봤다. 아직 나는 가진 게 많이 없어서 흡수하려고 했다. 그와중에 하다보니 욕심이 나더라. 나의 발렌틴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못 찾을 수 있는데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차선우는 연극 '헬로, 더 헬: 오델로'로 2023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여한 바 있으며 국내 연극 무대에는 처음 오른다.

연극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무대에 있는 걸 좋아한다. '오델로'라는 작품을 할 때는 몸을 쓰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했던 음악이 아닌 내가 해보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라며 즐거워했다.

사진= 레드앤블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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