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동성애→왁싱까지 "5년만 복귀, 싱크로율 100% 노력" (거미여인의 키스)[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로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의 한 감옥을 배경으로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76년 공개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83년 희곡 작품으로 선보였고 1985년에는 영화화됐다. 1992년 동명의 뮤지컬로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9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했고 2015 재연 2017년 삼연 그리고 올해 사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배우 정성화, 박은태, 최재웅, 김주헌, 김호영, 정문성, 김선호 등이 거쳐갔다.
6년 만에 돌아온 '거미여인의 키스'에는 정일우, 차선우, 전박찬, 이율, 박정복, 최석진이 출연하고 있다.
2일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몰리나가 아르헨티나의 빌라 데보토 감옥에서 발렌틴에게 '표범여인'에 관현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발렌틴이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이야기하는 장면, 몰리나가 간수가 준 죽을 먹고 복통을 호소하는 장면, 몰리나가 헤어진 전 연인을 그리워하는 발렌틴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장면을 시연했다.
정일우는 전박찬, 이율과 함께 자신을 여성이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에 캐스팅됐다.
정일우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어서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사실 발렌틴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지만 오랜만에 연극에 복귀할 때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면 더 좋을까 했을 때는 몰리나가 더 욕심이 났다. 내게도 도전이었고 이 캐릭터를 만들 때 쉽지 않은 여정을 겪었다. 아직도 찾아가고 있다. 형들이나 연출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공연을 잘하고 있다"라며 출연한 계기를 전했다.
정일우는 영화 '고속도로 가족', 드라마 '야식남녀' '해치'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2019년 '엘리펀트 송'에서 '마이클' 역을 맡은 이후 5년 만에 연극에 복귀한다.
정일우는 5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것에 대해 "5회차를 하고 오늘 프레스콜 이후 공연이 있다. 아직 초반부여서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아마 이 부분은 끝까지 그러지 않을까 한다. 연습을 두 달 이상 하다보니 초반이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처음 보시는 관객분들도 있을테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일우는 "몰리나가 갖고 있는 색깔이 정일우가 갖고 있는 색깔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몰리나의 유약하면서도 섬세한 부분을 살려보려고 했다. 내가 잡은 몰리나는 유리알처럼 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약해보이면서도 자기의 감정이나 마음에 대해 솔직한 캐릭터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영화 이야기와 발렌틴과의 감정들, 대화들을 분리해서 접근하려고 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1막 1장부터 영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전달을 해야 관객이 잘 이해하실까 했다"라고 짚었다.
그는 "각자 몰리나들이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저만의 몰리나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연극이라는 무대는 매체와 다르게 긴장감이 있고 관객분들과의 소통이 있는 것이 매력이다. 어떤 한 작품을 서른번 넘게 반복하면서 캐릭터를 깊이 알아가고 배우로서 배움도 늘어간다"고 덧붙였다.
정일우는 지난 1월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극에 몰입하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도 인물에 대입하고 살고 있다며 다리 털을 왁싱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싱크로율을 100%로 맞추려고 준비하고 있다. 몰리나에게 사랑이라는 주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깊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유리알처럼 섬세한 친구여서 손동작이나 앉아있을 때 걸을 때 등 여성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신경 쓴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몰리나의 의상과 분장을 하고 내 목소리로 말하니 어색한데 목소리도 인위적으로 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어떤 톤의 어떤 목소리를 내는 게 몰리나와 비슷할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2인극의 장점으로는 "감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두 인물이 각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라고 언급하며 "5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데 아직도 무대 올라오기 직전까지 대본을 본다. 몰리나가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것들을 집중해서 연기하고 있다"라며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떨림과 긴장을 고백하기도 했다.
사진= 레드앤블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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