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숨진 ‘생후 49일’ 쌍둥이 자매…국과수 “질식사 가능성”

친모 “얼굴 침대 엎어뒀다” 진술
경찰, 친모·계부 긴급체포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검토

인천경찰청 전경. 인천경찰청 제공. 뉴시스

인천의 한 모텔 침대에서 잠을 자다 숨진 어린 쌍둥이 자매가 질식사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모텔에서 숨진 생후 49일 된 쌍둥이 자매의 시신을 부검한 뒤 “질식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내부 출혈이나 뼈 골절 등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쌍둥이 자매는 전날 오전 11시 22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아기들이 죽은 것 같다”는 부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출동 당시 여아 2명은 모두 모텔 객실 내 침대 위에 엎드린 상태로 발견됐으며 이들의 얼굴과 배에선 시반이 확인됐다. 시반은 사망 후 혈액이 몸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현상이다.

경찰은 이들의 친모인 20대 여성 A씨와 계부 20대 남성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전에 사는 A씨 부부는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인천에 놀러 왔다가 전날 자정쯤 딸들을 데리고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3시쯤 아이들이 심하게 울어 얼굴을 침대 매트리스로 향하게 엎어 놨다”고 진술했으며 초기엔 자신이 아이들을 엎어놓았다고 진술했던 B씨 역시 이후 “아내가 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며 “오늘 오후 늦게 A씨와 B씨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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