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트너 자율주행 투자 일단정지…현대차의 선택은

최대열 2024. 2. 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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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설립한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계열사가 따로 있는 만큼 증자 후 영향력을 늘려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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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참여 여부 아직 미정
증자 후 영향력 늘려 협업 가능
GM 등 처럼 숨고르기 나설 수도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설립한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주요 외신 보도를 보면 케빈 클라크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셔널이 발전을 지속하고 있지만 우리(앱티브)는 더 이상 모셔널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으며 보유 지분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 20억달러씩 들여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차량호출·배달 등에 쓰일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상업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2022년 순손실은 7500억원 정도다.

현대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사진출처:연합뉴스]

모셔널에 대한 추가 투자나 증자 이슈는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투자할 곳이 많은데 현재 사업으로는 수익은커녕 손해만 보고 있어서다. 앱티브가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한 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회사 재무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클라크 CEO는 "기술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은 주문형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현대차그룹에 모아지고 있다. 아직 증자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선 지분에 참여한 계열사에서 각자 판단할 것이라는 얘기 정도만 나올 뿐 어떻게 결정할지는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계열사가 따로 있는 만큼 증자 후 영향력을 늘려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여느 완성차 기업과 비슷하게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율주행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했다. GM은 지난달 30일 올해 로보택시 자회사인 크루즈에 대한 지출을 지난해 절반 수준인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가량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GM의 자회사 크루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중인 로보택시[사진출처:연합뉴스]

포드와 폭스바겐도 기술 개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공동 설립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아르고에는 한때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까지 가세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당초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메타 등 일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도 자율주행에 관심을 보였으나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하는 곳은 구글(웨이모) 정도만 남았다.

완성차 기업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도 자율주행 단계에서 낮은 레벨 수준의 주행보조기술을 선보여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앞서 수년간 공언해온 것처럼 올해도 로보택시를 지원하는 자동차를 선보이겠다고 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자율주행 기술에 앞다퉈 투자하던 경향이 바뀐 건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다.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2~3년간 수익성이 좋았는데 지난해부터 인건비 상승, 경기침체 등으로 나빠지고 있다. 결실이 불투명한 자율주행보다는 당장 탄소배출 규제 등을 맞출 수 있는 전동화 전환이 더 시급한 만큼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한 결과다. 자율주행이 단순히 기술수준을 가다듬는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라 관련 제도나 사회 인식, 이동수단 인프라 등 다양한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 만큼 실생활에 널리 쓰이기까지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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