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조원 뱉어 내” 판결에 뿔난 머스크···“테슬라 법인 텍사스로 옮기겠다”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yvlly@naver.com) 2024. 2. 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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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출처=AP연합)
법원 판결로 560억달러(약 74조6000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뱉어낼 위기에 몰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주 투표를 통해 법인 소재시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팔로워를 대상으로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 이전 여부에 관해 질문했고, 투표에 참여한 110만명 중 87%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1월 30일 델라웨어주 법원이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머스크 CEO에 대한 560억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는 무효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 대해 560억달러(74조4800억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 지급안을 승인했는데, 당시 테슬라 주식 9주를 가진 한 소액 주주가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2022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보상 패키지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과 시가총액 등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차례에 걸쳐 최대 1억10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보상안이 승인된 이후 테슬라 실적을 기반으로 상당 부분의 스톡옵션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은 이사회가 사실상 머스크 통제하에 있었기에, 그 보상 패키지 승인 역시 머스크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번 판결로 56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판결 소식이 전해진 뒤 머스크는 X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주주 투표를 통해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법인 이전 계획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AJ벨의 댄 코스츠워스 투자 분석가는 “머스크 CEO의 법인 이전 계획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항상 대안을 찾는 기업가의 전형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논란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에릭 탈리 교수는 “텍사스는 CEO에게 많은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델라웨어보다 더 관대하다”며 “만약 테슬라가 이전한다면 이사회는 델라웨어 법원의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보상 패키지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측은 항소할 예정으로 최종 판결은 상급 법원에서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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