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AI 시대 韓 주목…삼성·하이닉스와 신기술 논의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CES서 머크 찾아
AI 시대, 반도체 기술 발전하며 소재도 성장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투자 진행할 것"
독일 반도체 소재 기업 머크가 반도체 업계 빠른 성장에 발맞춰 소재 분야에서 기술 혁신 및 투자를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원 및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극자외선(EUV) 공정에 도입될 차세대 기술인 유도자기조립(DSA) 개발이 진전된 상태라며 국내 고객사와 개발 및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머크는 2일 서울 신라스테이 삼성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이 회사는 독일에서 시작해 356년간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온 곳으로, 국내엔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외 고객사에 반도체 주요 제조 공정에 필요한 소재와 재료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패키징 분야 중요도가 커지면서 관련 사업도 키우고 있다.
머크는 이날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각종 투자 및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소재 시장도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AI 실현 과정에서 메모리 중요도가 크다 보니 한국 시장의 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이자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는 배경이다.
아난드 남비어 머크 수석 부사장은 "향후 3년간 세계에서 94개 팹이 들어서는데, 이는 전에 보지 못한 전개"라며 "새로운 팹들이 더 많은 소재를 필요로 할 것이기에 이를 지원할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가 AI 핵심 요소이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현지화해 한국 고객사를 지원 중이며 투자를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에서 AI 관련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남비어 수석 부사장은 자사 부스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과 만났다며 "경 사장이 AI 덕분에 반도체 기업과 소재 기업들이 어떤 공통의 기회를 갖게 됐는지를 언급했다"며 "AI 애플리케이션(앱)이 앞으로 반도체 업계에 있어서 향후 10년간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했다"고 말했다.
머크는 2021년 글로벌 단위로 향후 5년간 3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그중 6억유로를 한국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에는 국내에서 반도체 소재인 고유전율 전구체를 생산하던 엠케미칼(옛 메카로 화학사업부)을 인수했다. 앞으로 2030년이 도래하면 반도체 업계가 또 다른 시대에 접어드는 만큼 기존에 밝힌 국내 투자 외에 추가 투자액을 확보, 사업을 키워갈 예정이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는 "한국에 메가 팹이 10개 정도 건설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남비어 수석 부사장 역시 "(향후 투자를 위해) 올해와 내년에 얼마나 투자가 필요할지 평가하려 한다"며 "고객사가 팹 투자를 계속하고 있기에 함께 발맞춰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머크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DSA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DSA는 EUV 공정에서 리소그래피 단계를 생략하도록 해 제조 복잡성과 원가를 낮추는 혁신 기술이다. 머크는 현재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단위 주요 고객들과 DSA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10년 안에 DSA가 EUV 공정에서 필수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비어 수석 부사장은 "현재 국내 앱팀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와 협업하면서 무엇이 필요할지를 살피고 있다"며 "많은 기대를 걸고 있기에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행사에서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년 내에 (DSA 기술이) 상용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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