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후드팝·이모셔널팝…독자 장르로 한계 넘어서는 아이돌 [D:가요 뷰]

박정선 2024. 2. 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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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라이즈((RIZE), 이모셔널팝을 장르로
플레디스 투어스(TWS), 보이후드팝 내세워

아이돌 그룹에게 있어 세계관은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었다. 팬덤과 아이돌의 동반자적 관계성을 형성하도록 하면서, 케이팝의 성격이 전환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세계관으로 팬덤과의 공고한 관계를 싸헌 아이돌들이 최근엔 독자적인 장르의 브랜드화를 내세우면서 팬덤 외연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지난해 9월, SM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부재 이후 새로운 시스템에서 첫 주자로 대중에 선보인 그룹 라이즈(RIZE)를 론칭하면서 ‘이모셔널팝’(Emotional Pop)을 이들의 독자적 장르로 내세웠다. 멤버들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이라는 의미의 이모셔널팝이라는 이름 아래 그간 ‘겟 어 기타’(Get A Guitar) ‘토크 섹시’(Talk Saxy) ‘러브 원원나인’(Love 119) 등의 곡을 발표했다.

라이즈 데뷔 당시 SM 위저드 프로덕션 김형국 총괄 디렉터는 “SM은 매번 차별화된 색깔의 그룹을 선보여 케이팝의 새로운 시대를 리드해왔고, 라이즈 기획 단계에서도 같은 고민을 했다”며 “치열한 논의 끝에 결론 내린 라이즈 차별화의 기본은 역시 ‘음악’이었다.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려는 SM의 진심과, 라이즈의 핵심인 ‘성장’ 키워드가 만났다. 멤버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음악에 담아보자고 생각했다. 이것이 ‘이모셔널 팝’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M은 역동적인 퍼포먼스의 댄스 음악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SM 뮤직 퍼포먼스의 줄임말인 SMP가 소속 아티스트를 대표하는 수식어로 자리했고, 이로 인해 SM만의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반 대중과의 접점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라이즈를 통해 이모셔널 팝을 내세우면서 이를 상쇄시킨 모양새다.

실제로 그간 발표한 활동곡 3곡은 모두 국내 음악 플랫폼인 멜론 일간 차트 100위권 안에 모두 이름을 올렸고, 히트곡 ‘응급실’을 샘플링해 만든 ‘러브 원원나인’은 최고 순위 5위까지 끌어올렸다.

라이즈에 이어 지난달, 하이브 자회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가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론칭한 보이 그룹 투어스(TWS)도 데뷔 앨범 ‘스파클링 블루’(Sparkling Blue)를 통해 자신들만의 독자적 장르 ‘보이후드 팝’(Boyhood Pop)을 내세웠다.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적이고 감각적인 음악을 추구하며,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럽고 솔직한 투어스만의 친근한 음악적 화법을 선보이겠다는 설명이다.

앨범을 들여다보면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와 또 다른 수록곡 ‘언플러그드 보이’(unplugged boy)는 모두 투어스의 풋풋한 감성을 담은 신스 사운드의 이지 리스닝 계열의 노래다.

물론 장르의 브랜드화를 내세운 건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엔믹스는 두 개 이상의 음악 장르를 한 곡 안에 섞는다며 ‘믹스 팝’을, 트와이스는 힙합, 트로피컬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를 믹스한 ‘캔디 팝’을 내세우면서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다만 최근 보이그룹이 앞세운 독자적 장르는 특정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다. 장르적으론 한계를 두지 않고, 멤버들의 성장사를 담거나 일상을 공유함에 있어서 오는 공감을 무기로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 식이다. 여기에 대중이 접하기 가장 편안한 이지 리스닝 노래를 활용한 것도 전략적이다.

이 디렉터는 이모셔널 팝을 예로 들어 전략의 성공을 점쳤다. 그는 “이모셔널 팝에는 아티스트의 경험과 감정이 담긴 만큼,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느냐가 중요하다. 라이즈 또는 동세대의 이야기로 느껴지는가? 라이즈다운 컨셉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인가?' 등이 프로듀싱의 기준이 됐고,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음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세계관으로 코어 팬덤을 형성하던 아이돌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 관계자는 “케이팝이 탄탄한 코어 팬덤으로 인해 지금의 성장을 이룬 건 분명하다. 그러나 코어 팬덤으로만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면서 “특정한 장르로 구분되는 음악이 아닌 ‘공감’ ‘성장’에 초점을 맞춘 독자적인 장르의 브랜드화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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