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 "송강호는 내 영웅…비슷한 성과? 비교 반박" (성난 사람들)[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스티븐 연이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쓰는 활약이 송강호의 성과와 비교되고 있는 것에 "반박하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감독 이성진) 화상 라이브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성진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이 참석했다.
지난 해 4월 공개됐던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성난 사람들 (BEEF)'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 대니(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에이미(앨리 웡)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그들의 일상마저 위태로워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지난 달 8일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스티븐 연이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16일 진행된 제75회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까지 총 8관왕에 올랐다.
에미상 수상에 대해 스티븐 연은 "사실 이런 수상을 예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단, 그런 일들이 일어나기를 희망할 뿐이다. 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한 우리 모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해 서로가 어떤 생각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 과정 안에 푹 빠져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던 의도, 심지어 그 때 당시에 자각하지 못했던 일부분에 대해서도 자신감과 신뢰가 있었다. 운이 좋았다. 제 삶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수상 때마다 마음을 녹인 진솔함으로 호평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감을 따로 준비한 것은 아니다. 다만 노력하는 것은, 혹시나 올 수 있는 영광의 순간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도록 제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샅샅이 뒤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가장 의미있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감사하게 여기는 순간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다가, (수상하게 되면) 다 잊어버리고 그 날 제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수상 소감이 되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음 지었다.
에미상 수상에 이어 미국 배우조합상(SAG)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스티븐 연의 활약상은 지난 202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의 활약상과 비교되기도 한다.
스티븐 연은 "이성진 감독과 저의 공통된 생각 중 하나가, 저희들에게 있어 많은 영웅 같은 존재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분이 송강호 배우라는 것이다"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
이어 "송강호 선배님과의 비교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씀해주신 의도는 감사하지만, 비교해주신 부분은 반박하겠다"고 넉살을 부렸다.
1983년 생으로,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연은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간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대학 시절 심리학을 전공하다가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며 배우의 길을 택했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워킹 데드'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국내 거장들과도 작업을 함께 하며 2017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이듬해인 2018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출연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이후 '미나리'와 '성난 사람들'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에미상 수상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사실, 제가 뭐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며 멋쩍어 한 스티븐 연은 "돌아보면 멀리, 긴 길을 지나왔다는 생각은 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제가 기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찌됐든 이 과정을 통해 예전보다 제 자신이 누구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 더 품어주고 받아들여줄 수 있게 됐다. 때로는 분노했을 때도 많았는데, '성난 사람들'로 제가 살아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속내를 전했다.
사진 = Getty for Netflix, AP/Invision for the Television Academy, © Television Academy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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