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에 사활

정진주 2024. 2. 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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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전년비 58.3% 감소한 1조4186억원
국제유가 하락, 대규모 정기보수, 정제마진 감소 영향
친환경 성장 목표로 탈탄소 로드맵 추진에 ‘속도’
에쓰오일 석유화학시설(ODC) 전경. ⓒ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지난해 수익이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올해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해 국내 최대 석유화학 설비 공사 ‘샤힌 프로젝트’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3% 감소한 1조41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8% 줄어든 35조7272억원이며 연간 순이익은 9982억원으로 52.6% 감소했다.

매출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에서는 대규모 정기보수와 정제마진 하락에 따라 정유부문 수익성이 축소됐으나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이 개선됐고 윤활부문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 작년 영업이익은 정유 3991억원, 석유화학 2037억원, 윤활 8157억원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604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7.2% 감소한 9조8304억원, 순이익은 8.3% 줄어든 2098억원이었다.

지난해 정유 부문에서 아시아 정제마진은 이동 연료에 대한 비수기 수요 둔화와 평년 대비 온화한 초겨울 기후로 인해 소폭 축소됐으나 낮은 재고 수준에 의해 지지됐다.

에쓰오일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초겨울 날씨가 다소 온화했기 때문에 지난해 12월까지는 난방유 수요가 다소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한다”며 “올해 1월에 들어서 북방구 기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미국, 동부 유럽지역, 일본 등 주요 난방유 수요처의 난방도 지표가 전년 대비 10~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성수기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제한적인 신규 설비 증설 영향으로 견조한 시황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는 아시아 일부 공급사들의 정기보수로 공급이 감소하고 전통적인 봄철 성수기에 따라 전분기 대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원료 가격에 대한 래깅 효과에 대해서는 유가의 향후 움직임과 연동돼 있어 방향성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BTX시설. ⓒ에쓰오일 홈페이지 캡처

최근 정유 업계 악재로 대두된 ‘홍해 리스크’에 대해서도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홍해 지역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 통과가 막혔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은 “당사의 경우 원유의 95%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도입되고 있어 원유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스팟 원유 또한 희망봉 우회를 선택해 직접적 리스크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운임의 증가는 전체 원유 도입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매우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순이익을 샤힌 프로젝트 투자비용과 주주들에 대한 배당 및 재무건전성 강화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샤힌 프로젝트를 포함한 약 2조원의 투자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이익 창출이 지속되고 적기에 경쟁력이 있는 저금리로 외부 자금 조달을 수행함으로써 적정 현금 수준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수익성 지표의 경우, 지난해 자기 자본 이익률은 11.4%, 투하자본이익률은 9.8%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앞으로 친환경 성장 목표로 탈탄소 로드맵 추진에 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9조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연료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기존 정유 공정에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투입해 재생연료와 친환경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을 시작했다”며 “정부로부터 코-프로세싱을 위한 규제특례 승인을 획득했고 지난달 29일 바이오 원료의 초도 물량을 당사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친환경 제품 인증을 획득하고 친환경 제품의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연료 생산을 위한 별도의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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