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안방'서도 26%P 진다"…돈 아껴온 헤일리 '돈줄'도 비상
공화당 경선에서 독주 체제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마지막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정치적 고향’에서 반전의 계기를 노리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몬머스대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58%의 지지를 받으며, 32%에 그친 헤일리를 26%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는 남성(62%)과 여성(54%) 모두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 정책 별로도 이민(62%), 경제(60%), 외교(54%) 등 모든 영역에서 헤일리보다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 열세를 보일 거란 관측이 있던 낙태정책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트럼프는 35%로, 26%에 그친 헤일리를 오히려 앞섰다.
트럼프는 특히 강성 보수 성향의 백인 복음주의자(69%)와 저학력층(68%)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WP는 “트럼프가 헤일리보다 더 열성적인 지지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남은 3주 안에 트럼프가 약세를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WP에 따르면 24일 경선이 치러질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예비 유권자 가운데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비율은 54%에 달한다.
헤일리는 경선을 포기할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정가에선 헤일리가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배경이 “경선을 길게 끌고 가면서 장기적으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진영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일리는 지난해 마지막 3개월간 2400만 달러를 모금했고, 올해 들어 1460만 달러를 모았다”며 “특히 경선 내내 선거 비용을 최소로 지출하면서 트럼프와의 싸움을 지속할 탄탄한 재정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헤일리 캠프는 지난해 1분기엔 모금액 대비 지출 규모를 20%로 제한하는 등 지난해 평균 지출 비율을 60% 아래로 묶었다. 이러한 ‘긴축 전략’은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개인 비행기에만 250만 달러를 지출하는 등 초기에 자금을 쏟아부었다가 조기사퇴 했던 것과는 차이가 난다. 처음부터 ‘장기 레이스’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지난해 트럼프의 소송 비용으로만 50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등 선거 이외의 요인에 큰 씀씀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현재 트럼프 캠프가 보유한 현금은 3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400만 달러의 헤일리보다 2배 이상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가 초반부터 승기를 잡으면서, 헤일리를 지원해왔던 주요 기부자들이 트럼프 지원으로 선회할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 NYT는 “공화당 내 가장 부유한 기부자들로 구성된 ‘미국 기회 연합’이 최근 개최한 동계 모임에 헤일리 캠프와 함께 트럼프 캠프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엔 트럼프 측 인사를 초청하지 않으면서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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