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 아닌가요?”…텅빈 아파트 건설현장[PF위기 후폭풍]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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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영종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몰아쳤다.
그 온기로 약 1만평(3만3000㎡)가량의 현장에도 20층짜리 아파트 7개동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어야 했다.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를 짓는 데 보통 2년 반 이상 걸리기 때문에 내년 6월 입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청약한 아파트에 실거주하려는 이들은 입주가 미뤄짐에 따라 거주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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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악화에 공사 시작도 못해
곳곳서 공사 중단에 취소까지
사전청약 당첨자 피해 불가피
1일 영종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몰아쳤다. 포장을 뜯다 만 짙은 회색 시멘트는 간간이 바람에 날렸다. 옆에 쌓아 둔 대리석, 벽돌은 얼어붙었다. 시야에 다 잡히지 않는 공사 현장 안쪽에는 리어카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차갑게 식은 안전헬멧, 작업조끼, 빗자루가 뒤엉켜 있었다. 이것들은 인부의 땀에 젖어 있어야 했다. 그 온기로 약 1만평(3만3000㎡)가량의 현장에도 20층짜리 아파트 7개동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 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이후 경기 한파가 심화하면서 공사는 시작될 낌새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성 악화에 공사 시작도 못 해
이곳에는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영종하늘도시 A41BL한신더휴(440가구)’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시행은 드림파크개발(한신공영의 계열사)이, 시공은 한신공영이 맡았다. 그러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 예정일은 맞추기 어렵게 됐다.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를 짓는 데 보통 2년 반 이상 걸리기 때문에 내년 6월 입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인데, 인건비와 원자잿값 등 공사비가 치솟아 사업성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사전청약 결과도 신통치 않았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저조한 청약 성적으로 이어졌고, 공사를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인천은 공급이 워낙 많고 주택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지역이라 사업성을 키우기 쉽지 않다"면서 "특히 중·소형 건설사들이 많이 들어가면서 공사 중단·포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곳곳에서 '중단'…아예 취소되는 단지도
현지 공인중개소는 디비종합건설·디비주택이 짓는 인근 ‘인천영종1차디에트르RC4-1,2BL 주상복합’도 침체의 여파에 따라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여서 문의가 종종 들어오지만, 입주까지 2년이 걸릴지 8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안내한다"고 전했다.
아예 사업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인천 서구에서 추진 중이던 ‘인천 가정2지구 우미린 B2블록’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본청약을 받은 뒤 내년 11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부동산 경기침체로 본청약·입주 시기 모두 밀렸고 공사비 상승으로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결국 사업 취소에 이르렀다.
사전청약 당첨자 피해 불가피공사 중단에 사업 취소까지 침체의 한파가 다양한 양상으로 파고든 가운데 이들 아파트에 사전 청약한 사람들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 일부 물량에 대해 먼저 청약을 진행하는 제도로, 땅만 확보한 상태에서 분양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청약과 다르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때 계약금을 넣지 않거나, 서류를 넣지 않으면 자동 취소가 되고 청약통장도 부활한다.
다만 청약한 아파트에 실거주하려는 이들은 입주가 미뤄짐에 따라 거주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영종하늘도시 A41BL한신더휴의 경우 2022년 8월 사전청약(375가구)을 받아 192가구가 당첨자 지위를 얻었고, 인천영종1차디에트르는 2022년 7월 진행된 사전청약에서 868가구 모집에 1358가구가 몰렸다.
윤 위원은 "본청약 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전·월세살이를 해왔던 사전청약 당첨자들로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공사 지연으로 미래 주택 계획이 틀어진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인천=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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