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싸우고 싶다는 의견 많았다"…'성폭행 혐의' 이토 준야, 일본 대표팀 하차 잠정 보류

우에다 아야세, 이토 준야, 미토마 가오루(왼쪽부터, 이상 일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토 준야의 일본 대표팀 하차가 잠정 보류됐다.

2일(한국시간) 일본 '교도 통신' 등 복수 매체는 "일본축구협회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토가 일본 대표팀에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안컵에 일본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는 야마모토 마사쿠니 단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토와 함께 싸우고 싶다는 대표팀 의견이 많았다. 이후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과 협의에 이토를 대표팀에 유지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역시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토와 함께 뛰고 싶다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강했다. 이에 대해 회장과 협의를 통해 팀을 유지하는 쪽으로 조정을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의 대표팀 하차가 보류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토는 아시안컵 16강을 앞두고 성폭행 혐의에 휩싸였다. 일본 주간지 '주간 신조'는 지난해 6월 이토가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점은 일본이 페루를 4-1로 꺾은 평가전 이후였으며, 이토는 많은 사람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피해 여성을 만나 동의한 적 없는 성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피해자 측은 지난해 9월부터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토는 동의 하에 맺은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토는 피해자 측에 합의금을 제시하며 해당 사건을 공표하지 않는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변호사를 고용한 뒤 올해 1월 18일 이토를 고소했으며,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장한 이토를 16강에서는 벤치에 머물게 했다. 이토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일본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와 관련해 "미디어에서 얘기가 나오는 상황인데 사실 여부를 확인할 부분이 있어 어떠한 얘기도 하기 어렵다. 더 알아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 일본 대표팀은 이토를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명목상으로는 선수의 심신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성폭행 혐의가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일본축구협회는 돌연 이토의 대표팀 하차를 잠정 보류했다. 대표팀 내 의견을 받아들여 이토를 무작정 소집해제시키는 대신 조금 더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노선을 바꿨다. 일본축구협회는 2일 추가 협의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이토의 대표팀 하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