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요타의 사과가 남일 같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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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인 건 14년 만이다.
도요타의 장인정신은 성과주의 조직문화 앞에서 무색해졌다.
1위를 지키려는 몸부림도 치열하지만 1·2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추격자의 마음은 더 급하다.
하지만 수직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일하는 방식에 대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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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인 건 14년 만이다. 2010년 아키오 회장은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로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공식 사과했다. 2024년 그는 다시 한번 카메라 앞에 섰다. 자회사 히노자동차, 다이하쓰에 이어 그룹의 모체(母體) 도요타자동직기까지 엔진 성능 인증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장인정신은 성과주의 조직문화 앞에서 무색해졌다.
일본 언론에선 성과·수익에 집착하는 목표지향적 문화,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상명하복 분위기, 경영진과 현장의 소통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4년 연속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도요타의 조바심은 ‘더 빨리, 더 많이’ 문화를 낳았다.
도요타를 지켜보면서 지난해 2년 연속 글로벌 3위로 급부상한 현대차그룹이 떠올랐다. 도요타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내부 관계자의 언급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1위를 지키려는 몸부림도 치열하지만 1·2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추격자의 마음은 더 급하다.
최근 만난 현대차·기아 연구원은 "과거보다 차종이 많아진 데다 전동화·전장부품도 늘면서 검증 항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며 "하지만 대응 인력 규모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수많은 부서가 협업하는 과정에서 하나라도 삐끗하면 양산 일정을 맞출 수 없기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자율복장, 보고방식 변화, 근무시간 유연화 등 현대차그룹 기업문화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수직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일하는 방식에 대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완성차 업계의 신차 출시 주기는 대략 5년이다. 시장 트렌드는 그보다 더 빠르게 바뀐다. 제조사들은 양산 일정을 맞추기도 벅차다. 적기에 신차를 내놓지 못한다면 변화하는 트렌드에 휩쓸려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교훈은 분명 새길 필요가 있다. 품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5년이 아니라, 57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개 숙인 도요타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을 이유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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