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피해" vs "도심 상권 죽어"...광주서 대형마트 휴무일 논란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문제를 놓고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강 시장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일요일 의무휴업 유지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시민단체는 평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 시장 “소상공인 피해 걱정”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24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새해 경제 분야 업무보고회에서 “정부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많은 소상공인이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공휴일 의무휴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5개 자치구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5개 자치구도 대형마트 일요일 휴무제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한다.
광주시 정책경제과 관계자는 “휴업일 변경은 구청장이 시에 고시하게 돼 있으나, 5개 구청장도 시장과 같은 견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께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로 소상공인이 어려운 상황인데, 시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내팽개칠 수 없다’고 말씀하셨고, 관련 부서도 같은 생각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법이 개정되거나 소상공인이 나중에라도 평일 변경을 원한다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변경한 타지역, 오히려 효과 있었다”
반면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대구시가 지난해 의무 휴업일을 월요일로 변경해 6개월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요 소매업종과 음식점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형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닫자 광주지역 소비자는 시외로 빠져나가 상권은 더욱 침체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대구 등 평일로 바꿔
앞서 대구시는 지난해 2월 특·광역시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조례를 개정해 대형마트 휴무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꿨다. 대형마트가 쉬면 전통시장보다 쿠팡·컬리 등 e커머스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지적이 이어져서다. 대구시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대형마트 평일 휴무 6개월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 슈퍼마켓·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22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설정한 기존 규제를 폐기하고 평일 휴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충북 청주시, 올해 서울 서초구 등이 대구시처럼 조례를 개정해 평일 휴무로 전환했다. 정부는 또 대형마트 영업 제한 시간(자정~오전 10시) 동안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새벽 배송 혜택을 누리지 못한 지방 소비자 기대감도 커졌다. 마트 업계는 “마트와 쿠팡이 제대로 붙을 수 있겠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 한 관계자는 “이미 전환된 지역은 모두 여당 소속으로 현 정부와 정치적 견해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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