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겨울철새 모니터링 해보니... 이렇게 변했다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매년 겨울 세종시 합강리 겨울철새 모니터링을 2015년 겨울부터 진행하고 있다. 조사를 통해 세종보 상류에 철새들의 증감과 조류상의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2023년 겨울 조사는 지난 2024년 1월 30(금)일에 진행했다. 조사 방식은 쌍안경과 한쪽제방을 따라 이동하면서 전체 조류수를 조사하는 단안전수조사로 진행했다. 쌍안경과 망원경으 이용했다. 조사지역은 세종시와 부강 경계지역에서부터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교각까지로 약 12km구간이다.
▲ 조류개체수 변화 추이 |
ⓒ 이경호 |
2018년 수문개방 이후로 2020년 조사까지 종과 개체 수 모두 꾸준히 증가세에 있던 곡선이 2021년 부터 하향세로 전환 되었다. 2023년부터 3년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특히 매우 심각한 형태로 감소한 경향성을 보인 것이다. 정확한 원인은 진단이 어려우나 합강리의 중요한 배후 서식처인 장남평야에 대규모 공원조성을 위한 개발행위가 일부 원인일 것이다. 원형교와 세종시 도사화가 금강의 조류 월동지를 위협하는 원인이다.
특히 세종가동보의 재가동을 위한 대규모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재가동을 위한 보구조물 수리를 진행하고 있고, 세종시는 보상류에 자라는 버드나무 등의 대규모 수목제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천에 직접적인 공사는 조류들의 월동에 매우 심각한 위협요인이다. 실제로 세종보를 중심으로 상하류 구간에 대규모 조류가 월동했었지만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4대강 사업 이후 다시 나타난 큰고니가 43개체로 최대군집이 월동중에 있다는 점이다. 조사외지역에 월동하는 개체를 포함하면 약 90개체가 금강합강리 인근에서 월동중이다. 보개방이후 낮아진 수심이 유지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는 큰고니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큰고니 월동은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맹금규의 7종 13개체로 22년 6종 40개체에 비해 종수는 증가했고 개체수는 27개체 감소했다. 개체수 감소는 독수리가 조사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추가로 한 종이 확인된 것은 참수리로 국내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새롭게 참수리의 경우 잘 발달 된 모래톱이나 하중도가 없으면 서식이 불가능하다. 하천가 나무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하천에서 먹이를 사냥한다. 하천에서 물고기와 포유류 등을 사냥하고 잘 발달된 모래톱이나 개활지에서 채식한다. 때문에 하천에 잘 발달된 모래톱이나 하중도가 참수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생태적 거점이다. 때문에 세종보가 실제 담수되면 다시 찾아온 참수리의 서식처를 제거하는 것이다.
특히 맹금류의 경우 지역의 환경을 평가하는 깃대종이다. 결국 참수리의 재확인은 합강리의 생태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환경부는 이렇게 중요한 생태적 위치에 있는 참수리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쫒아내서는 안 된다. 담수는 참수리 뿐만 아니라 많은 새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서식처의 훼손을 중단하고 종수와 개체수의 변화는 꾸준히 모니터링 해 나갈 필요가 있다.
▲ 세종보에 나타난 참수리 |
ⓒ 유승준 |
단순한 재가동을 위한 공사 뿐만 아니라 세종시가 추진하는 수목제거 사업은 더 심각한 위협이다. 세종시는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세종보 상류공간의 수목을 모두 제거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수목을 제거하면서 멸종위기 종을 위한 대책 등은 마련하지도 않았다. 국가하천인 세종시구간의 벌목을 환경부가 제지해야 하지만, 환경부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다. 세종시와 환경부가 멸종위기 서식처를 매우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을 강행하고 있다. 황오리 큰고니 등 자연성이 회복된 금강을 과거로 회귀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번 조사에서는 큰고니, 큰기러기, 흰꼬리수리, 참수리, 독수리, 황조롱이, 매, 큰말똥가리, 흰목물떼새, 원앙, 흑두루미 등 법적보호종이 총 11종 확인되었다. 합강리의 법적보호종은 12종 내외가 매년 확인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누적 관찰된 법적보호종은 18종이다. 적지 않은 수로 향후 합강리를 습지보호지역의 지정등을 고려할 근거로도 매우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개발보다는 보전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결과다.
▲ 벌목이 진행된 세종보 상류 |
ⓒ 이경호 |
수문개방 이후 7년간의 걸친 겨울철새 조사결과는 서식지는 회복과 복원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밀한 진단과 더불어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각종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분석해야 한다. 세종시의 경우 아직도 건설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세계의 환경도시를 위해 더욱더 정밀한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여야 한다.
특히 세종보 재가동을 위한 보 수리와 수목제거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세종보 재가동을 통해 담수가 진행된다면, 보개방 이후 다시 찾아왔던 큰고니, 참수리, 흰꼬리수리, 독수리, 황오리 등등 다양한 수금류와 맹금류의 월동서식지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보호와 보전대책 없이 사업이 강행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 합강리의 경우 현재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보호종과 희귀종들이 확인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합강리 지역을 습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에 합강리 지역을 정밀한 생태조사 후 국가 습지로 지정 추진하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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