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덜 마시고 덜 팔린다…'맥부심'의 나라에 무슨 일이

방제일 2024. 2. 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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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군단'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맥주다.

그러나 맥주의 본고장이라 자부하는 독일의 맥주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통계청은 지난해 맥주 판매량이 83억8000만ℓ로 2022년 87억7000만ℓ에서 3억9000만ℓ(4.5%) 줄었다고 1일 밝혔다.

독일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뿐 아니라 수십 년째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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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음주 자제하는 추세
오히려 무알콜 맥주 시장 성장세 보여

'전차 군단'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맥주다. 그러나 맥주의 본고장이라 자부하는 독일의 맥주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통계청은 지난해 맥주 판매량이 83억8000만ℓ로 2022년 87억7000만ℓ에서 3억9000만ℓ(4.5%)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199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통계청은 맥주 판매량이 2022년 소폭(2.7%) 증가했지만, 장기적인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뿐 아니라 수십 년째 줄고 있다. 1993년 112억1000만ℓ에 비하면 지난해 판매량은 30년 새 25.2% 감소했다.

맥주의 본고장이라 자부하는 독일의 맥주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출처=AP·연합뉴스]

국내 판매(-4.2%)와 수출(-5.9%) 모두 줄어들어 업계 전체가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에 레모네이드나 콜라·과일주스를 섞은 혼합 음료 판매량도 4억4000만ℓ에서 4억ℓ로 1년 새 10% 가까이 빠졌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비롯해 알코올 농도 0.5% 미만인 맥주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1인당 맥주소비도 지속 줄고 있다. 스태티스타 리서치에 따르면 1인당 맥주 소비는 2022년에 91.8ℓ를 기록했다. 전년(81.4ℓ)대비 증가했지만 1990년 142.7ℓ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 추세다. 2022년 현재 52%가 독일산을 선택하고 있지만 26%는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를 모두 선택했다.

현지 맥주 업계는 독일에서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오는 6∼7월 맥주 소비가 잠시 늘어날 수는 있지만, 경기침체와 갈수록 음주를 자제하는 추세를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업계가 그나마 무알코올 맥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홀거 아이헬레 독일양조장협회 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곧 독일에서 만드는 맥주의 10분의 1을 무알코올 맥주가 차지할 것"이라며 "맥주 업계에서 최근 10년간 이만큼 성장한 분야는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적 맥주 축제도 인플레이션 직격탄에 '휘청'

독일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 또한 지난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옥토버페스트'의 경제적 효과는 12억 유로(약 1조 7040억 원)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축제장에는 각 양조장이 운영하는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1ℓ 머그잔 한 잔의 가격이 대략 12.6-13.8유로(약 2만원)였다. 이는 지난 약 20년 전인 2000년 6유로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레모네이드와 탄산음료 가격은 2022년보다 8% 오른 11.17유로였다.

독일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 또한 지난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옥토버페스트'의 경제적 효과는 12억 유로(약 1조 7040억 원)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출처=AFP·연합뉴스]

이는 유럽 전역에서 제조업체의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특히, 독일에선 맥아 등 맥주 원재료와 각종 포장재 가격이 2022년부터 급등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공급망이 붕괴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유리공장은 문을 닫았고 보리 수입도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보리 공급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독일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미국보다 6배, 일본보다 4배 높은 실정이다.

이로 인해 독일에서 판매되는 맥주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2% 올랐다. 옥토버페스트 맥주는 시장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인상분은 고스란히 비용에 반영됐고, 이는 곧 맥주 소비 감소로 나타났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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