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노런에 빠져 있으면 안 돼"…정이황이 기다리는 '진짜' 기회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정이황은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을 생각이 없다. 앞으로도 이뤄낼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6월 28일 강화SSG퓨처스필드, SSG 랜더스와의 퓨처스리그 더블헤더 1차전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정이황은 7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2010년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이 나온 건 롯데 이용훈과 이재곤에 이어 정이황이 역대 세 번째였다.
정이황은 "사실 그때가 시즌 들어서 제일 안 좋은 날이었다. 신기한 것 같다. 좋다고 다 잘 되는 게 아니고, 안 좋아도 잘 될 수 있구나 싶었다"면서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날은 얼마 없다. 안 좋아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고 타자 잡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까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2군 감독 시절부터 정이황을 봤던 최원호 감독에게는 흐뭇한 소식이었다. 노히트노런이 나온 이튿날 최원호 감독은 "이황이가 학교 다닐 때부터 잔부상이 많아서 야구를 제대로 한 적이 없더라. 하드웨어와 가능성으로 뽑힌 케이스다"라며 "내가 부임했을 땐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던졌는데, 군대에 다녀온 뒤 많이 좋아져 아카데미라도 다니다 왔나 농담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정이황의 2023년은 유난히 길었다. 시즌 전에는 호주야구리그(ABL)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2023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4경기 60이닝을 소화해 3승5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엔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시즌을 마친 뒤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소화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는 9경기 구원으로 나서 9⅓이닝을 소화, 4피안타 11탈삼진 4볼넷 1사구 2실점(1자책점) 평균자책점 0.96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교육리그 직후 정이황의 모습을 지켜본 박승민 투수코치는 "이황이는 패스트볼 자체의 움직임도 좋고, 변화구로도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노히트노런 경기가 왜 나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괜찮다"고 평가했다.
1년 내내 건강하게 야구를 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해였다. 정이황은 "야구를 건강하게 많이 해본 기억이 없는데, 지난해는 풀타임으로 한 번도 안 빠지고 야구를 했다. 내 야구 인생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해였다"고 얘기했다.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에 대해서는 오히려 덤덤했다. 그는 "그냥 잊혀져 가는 것 같다" 그거에 계속 빠져 있으면 안 되지 않나. 선수들은 현재가 중요하지 않나. 노히트노런을 했다고 계속 잘하는 게 아니니까. 그건 그거고, 당장 내일 잘해야 한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이황의 '진짜' 무대는 퓨처스리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입단한 정이황은 아직 1군 데뷔를 하지 못했다. 동기들과 후배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했지만, 최원호 감독은 "이제 24살이니 대졸 1년 차나 다름 없다. 군대도 다녀왔고,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그 기대 속에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원호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마무리 캠프에서의 모습을 봤을 때도 기존 선수들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서 데려가서 보기로 했다"고 정이황을 캠프 명단에 포함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회만 찾아 온다면, 정이황은 그 기회를 잡을 자신이 있다. 정이황은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할 것 같은데, 재밌을 것 같다. 아직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으니까. 아마 1군에 올라가면 긴장도 더 할 테고 관중들 소리도 들릴 텐데, 그러면 분명히 힘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번 가면 잘할 거 같다. 그런 느낌이 있다"고 얘기했다. 장난기가 전혀 섞이지 않은 확신이고 자신감이었다.
정이황은 "매년 데뷔가 목표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30이닝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해 보고 싶다. 처음에 1군 엔트리는 안 들수도 있지만, 분명히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두 세 번, 그 기회를 잘 잡아서 세 달은 있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이황은 스무살이 되던 해 평소 좋아하던 말 '흔들릴 때는 첫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자'는 뜻의 타투를 자신의 팔에 새겨 넣었다. 지금 그의 앞에, 새로운 힘이 될 너무나 많은 '처음'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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