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 "맨유 출신 린가드, FC서울행 임박"…구단 "입단 협상 중" 시인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K리그1 FC서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에서 200경기를 넘게 뛴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 영입을 목표로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2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린가드 측과 접촉했다. 입단을 두고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양측 협상은 앞서 영국 유력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린가드의 거취를 둘러싼 상황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날 스카이스포츠는 "린가드가 한국으로 '충격 이적'을 눈앞에 뒀다. FC서울행이 임박했다"며 "기본 2년에 1년을 연장하는 조건을 포함해 구두로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일 내로 출국해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출발을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전했다.
린가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뽑혀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과 함께 공격진을 이끌고 4강 진출에 기여한 스트라이커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1군 데뷔까지 이뤘으며 2020년 이후 기량이 침체기를 걸으면서 맨유를 나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노팅엄과 계약이 종료된 뒤 무적 신분이었다.
린가드는 지난해 9월 임대 신분으로 뛰었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문을 두드려 프리미어리그 재입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계약하지 못했다 이어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바브 등과의 이적설 혹은 입단 역제안설에 휩싸였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
바르셀로나에 자신의 입단을 추진했던 최근 일화는 유명하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지난달 7일 "린가드가 바르셀로나 측에 저렴한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활동한 후 현재 팀이 없는 린가드는 FA(자유계약)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바르셀로나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에도 적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구단 재정과 FFP 규정에 문제를 겪고 있어 선수 수급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선수 방출 혹은 어떤 중요한 변화가 없다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계약할 수 없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스쿼드에 더 이상 다른 선수를 등록할 없다"라고 인정하면서 "파블로 가비가 부상 당한 후 새로운 미드필더 영입이 있으면 물론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켜봐야 한다. 미래보다 현재를 위한 기회들을 시도해봐야 한다"라고 현실적으로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린가드는 바르셀로나에게 자신을 제안했다. 구단 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거의 공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르트는 "2022년 6월까지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였던 린가드는 노팅엄에서 활동한 후 소속팀 없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라며 "31세의 린가드는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며 바르셀로나가 훌륭한 발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 동안 200만 유로(약 28억원) 미만의 비용으로 FFP 규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이후 행선지가 오리무중이었는데 서울 입단 소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 역시 2+1년이라는 계약 조건과 함께 "린가드가 (FC서울행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BBC는 "이 시점에서 린가드가 FC서울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일지 파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구단 역시 린가드 입단이 확정되기까지는 관문이 다소 남았다는 뜻을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K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이름값이 높은 외국인 선수가 서울에 합류하게 된다.
1992년생 린가드는 한때 EPL의 명문 맨유에서도 공격진의 핵심으로 활약한 선수였다. 맨유에서 통산 출전 기록만 봐도 200경기가 넘는다.
2000년 7세 때 맨유 유스 팀에 입단한 린가드는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더비 카운티에 임대돼 뛴 뒤 2015-2016시즌부터 원소속팀인 맨유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넓혔다.
해당 시즌 네덜란드 명장인 루이 판할 감독의 지도 아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경기에 나선 린가드는 2019-2020시즌까지 리그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주축으로 뛰었다.
2017-2018시즌에는 리그 33경기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공식전 48경기에서 13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제 모리뉴 감독이 지휘한 맨유 공격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이런 맨유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돼 32경기에 출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4강까지 오르면서 잉글랜드가 치른 7경기 중 6경기를 뛰었고, 그중 4차례가 풀타임이었다.
전성기 시절 린가드의 최대 장점은 공격 진영에서 보여주는 왕성한 활동량이었다. 공을 소유하지 않을 때 움직임이 뛰어나 유사한 장점을 보인 '맨유 선배'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 팬들 사이에서 비교되기도 했다.
2020-2021시즌 들어 맨유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든 린가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하며 둥지를 잠시 옮겼다. 웨스트햄에서 뛴 16경기에서 9골을 폭발한 린가드는 다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기량을 회복한 듯했으나 이후 시즌부터는 활약이 잠잠했다.
2021-2022시즌 맨유에서 정규리그 16경기에 출전, 2골에 그친 린가드는 이 시즌을 마지막으로 맨유를 떠났다. 맨유에서 통산 기록은 232경기 35골이다.
이후 노팅엄에 입단한 보낸 린가드는 여기서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고,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상태다.
올해 김기동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서울은 포지션 곳곳에서 새 선수를 찾고 있다. 공격수는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다. 독일 출신 스타니슬라브 일류첸코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김천 상무에서 조기 전역에 성공한 조영욱이 있지만 공격을 다양하게 해결해 줄 선수가 조금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들었다.
그런 가운데 린가드 이적이 유력한 것으로 영국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다. 서울은 현재 외국인 선수로 일류첸코 외에 전천후 공격 자원인 브라질 출신 윌리안, 세르비아 국적 알렉산다르 팔로세비치를 데리고 있다. 서울은 최근 전 프리미어리거이자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인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린가드까지 오면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고 영어가 능통한 기성용과 좋은 호흡을 이루면서 서울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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