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인명피해, 이것만 있어도 줄일 수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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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공동주택 화재에서 인명 피해가 느는 이유 중 하나는 제대로 된 대피 통로를 찾지 못해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화재 당시 주민들이 옥상으로 연결되는 문을 지나쳐 기계관리실 앞으로 잘못 대피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용인시는 이같은 '인재'를 예방하기 위해 관내 모든 아파트와 초·중·고등학교에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 생명선'을 갖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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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모든 아파트에 '안내 생명선' 지원키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옥상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문을 찾지 못한다면?'
크고 작은 공동주택 화재에서 인명 피해가 느는 이유 중 하나는 제대로 된 대피 통로를 찾지 못해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화재 당시 주민들이 옥상으로 연결되는 문을 지나쳐 기계관리실 앞으로 잘못 대피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당시 이 아파트에는 옥상 출입구로 안내하는 표식이 없었고, 옥상 구조를 잘 모른 주민이 대피하려다 사망한 것이다.
용인시는 이같은 '인재'를 예방하기 위해 관내 모든 아파트와 초·중·고등학교에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 생명선'을 갖추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2일 "이번 조치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시의 결정은 전날 오후 시장·소방서장 등 용인 지역 안전 담당 주요 기관장이 모이는 '용인특례시 안전문화살롱'을 통해 이뤄졌다. 모임에 참석한 안기승 용인소방서장의 제안을 이상일 시장이 받아들이며 곧바로 정책에 반영한 것이다.
이 시장은 "안내 생명선은 시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판단된다"며 "옥상 출입문에 '화재대피문' 표지를 붙이고 '화재대피문'을 안내하는 화살표 스티커도 붙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를 위해 "상반기 추경을 통해 필요한 예산 1억600여만원을 확보 관내 모든 아파트에 갖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군포 아파트 사고 후 경기도는 '공동주택의 옥상피난설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피난안내 테이프와 옥상출입문 안내표지, 피난경로 이탈방지 펜스 등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일부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권고 사항이다 보니 여전히 상당수 아파트에는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만 해도 812개 단지 4840개 동의 아파트에 라인 수만 7623곳에 달하지만 피난안내 테이프가 부착된 곳(라인 기준)은 1762곳에 그치고 있다. 전체의 76.9%인 5861곳은 화재 시 주민 대피에 큰 혼란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옥상출입문 안내표지 역시 32.7%인 2490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기계관리실인 권상기실 등 비상구가 아닌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피난경로 이탈방지 펜스가 설치된 곳은 603곳에 불과했다.
이 시장은 지역 내 185개 초·중·고 역시 옥상 피난 안내가 필요하다는 김희정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의 건의에 설치 대상을 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 서장은 "경기도가 조례를 통해 설치를 권고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시장의 통 큰 결정 덕에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인특례시 안전문화살롱'은 시장, 경찰서장, 소방서장,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매달 정례적으로 모여 시민의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이 시장을 비롯해 안 서장, 김 교육장 외에 김경진 용인동부경찰서장, 이종길 용인서부경찰서장과 각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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