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눈물 흘린 손흥민, 호주 상대로 필드골 쏘아 올릴까
[박시인 기자]
9년 전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이후 다시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 경기만 넘으면 결승 진출까지 눈앞이다. 이럴때 에이스의 활약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터질듯 하면서도 터지지 않고 있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시원한 필드골이 호주전에서 나올 수 있을까.
▲ 손흥민이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드리블을 하는 장면 |
ⓒ 대한축구협회 |
영점 조준 중인 손흥민, 4경기 동안 필드골 0
한국은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 후반 초반 선제 실점으로 패색이 짙었으나 추가시간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과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선방쇼로 기사회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줄곧 포백을 가동했지만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는 모험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후반 초반 포백으로 회귀하자 조금씩 경기 흐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규성과 짝을 이뤘던 손흥민은 이 경기서 혼자서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도중에는 측면 윙어로 자리를 바꿔 고군분투했으나 7개의 슈팅에도 득점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리더십과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는 승부차기 1번 키커로 직접 나서며 책임감을 보였다.
하지만 득점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올 시즌 토트넘에서 보여준 시원한 골 결정력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아시안컵 득점왕 1순위로 지목된 손흥민은 경쟁에서도 크게 밀려있다.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6골), 우에다 아야세, 아크람 아피프(이상 4골)이 상위권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4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는데 요르단전에서 전반 9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말레이시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득점이 전부다.
총 20개의 슈팅(페널티킥 포함)을 시도하고도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필드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은 손흥민의 본 모습이 아니다.
9년전 호주에 패한 아픔 씻어낼까
손흥민은 지난 16강 사우디 아라비아전 출전을 통해 한국 선수 아시안컵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영표와 통산 16경기로 동률을 이룬 손흥민은 이번 호주전에 나설 경우 단독 1위로 올라선다.
하지만 지금까지 손흥민에게 아시안컵은 좋은 기억이 없다. 앞선 세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18살의 어린나이에 첫 출전해 일본에게 덜미를 잡히며 4강에 그쳤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은 한으로 남아있다. 당시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손흥민은 한국이 0-1로 지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 3분에 기적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한국은 연장전에서 1골을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2019년 UAE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3차전부터 대표팀에 소집, 토트넘에서의 혹사 탓인지 몸놀림이 무거웠다. 한국은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했고, 손흥민은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현재 30줄로 접어든 손흥민으로선 어찌보면 마지막 아시안컵일 수도 있다. 이번 호주전은 아시안컵 결승으로 가는 최대 고비처다. 4강에서 만나게 될 타지키스탄-요르단 승자보다 더 강한 상대임에 틀림없다.
손흥민은 9년 전 아픔을 되갚을 기회를 잡았다. 2015년 호주와 결승전에서 터뜨린 골이 그의 아시안컵 마지막 필드골이다.
손흥민은 지난 1일 팀 훈련을 앞둔 인터뷰에서 "지금 2015년 이야기를 꺼내기는 참 그렇지만 그때도 상당히 마음이 아팠고 그런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라며 "목표는 여기가 아니고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8강 때는 더 좋은 경기하고, 재밌는 경기 또 승리하는 모습으로 팬들께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론 16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느라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단 이틀만의 휴식 이후 호주를 상대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호주는 끈끈한 팀 워크, 우수한 피지컬의 장점을 앞세워 8강에 오르기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강점은 해리 수타가 이끄는 수비진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하고 있다.반면 수비진들의 속도는 느리다. 이는 손흥민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빠른 침투와 순발력이 장점을 활용해야만 호주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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