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밸류업에 '딱'…삼영전자, 20년 만에 재평가 기대
자산 재평가시 PBR 더욱 낮아질 것
성장 동력 확보로 사업가치도 커질 현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삼영전자가 주목받고 있다. 삼영전자는 보유 현금이 시가총액 규모를 웃도는 데다 2000년대 이후로 자산 재평가를 하지 않으면서 보유 중인 토지의 장부가와 실제 가치 차이가 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삼영전자 주가는 27.8% 상승했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삼영전자를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현금 290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영전자 자산총계는 5539억원이고 시가총액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219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요 투자지표로 삼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상장사다. 주당순자산(BPS)은 지난해 추정치 기준으로 2만6600원이고 꾸준하게 늘어나는 현금만큼 BPS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삼영전자는 1976년 9월, 1983년 9월, 1999년 4월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재평가 차액은 각각 73억원, 52억원, 1257억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187억원에 달하는 재평가 적립금이 쌓여있다.
20여년 동안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으면서 장부가와 실제 가치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삼영전자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본사 부지 7만7704.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한전 부지(7만9342㎡)와 비슷한 규모다.
상대원동 본사 부지 공시지가는 ㎡ 당 157만8000원이다.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1226억원에 달한다. 삼영전자 성남시뿐만 아니라 평택시에도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중인 토지 장부가는 655억원에 불과하다.
앞서 삼영전자는 2003년 성남시 수정구에 보유하고 있던 토지 2만6547.2㎡와 건물을 7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삼영전자는 신흥동이 도심화하면서 인근의 상대원동 신공장으로 이전했다. 현재 본사 부지 인근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현재 부지 가치를 가늠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현재 본사 부지의 2003년 공시지가는 46만8000원이었다. 공시지가가 2.3배 오르는 동안 자산 재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2010년께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입지 조건이 좋다. 자산재평가를 한다면 PBR는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기업가치 부양정책에 따른 수혜주를 찾을 때 단순 저평가 기업이 아닌 주주환원 제원이 될 이익잉여 수준이 높은 상장사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가 낮다고 해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결국 귀결 여부는 환원 가능한 재원에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계획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사 150곳에 적용된다. PBR 지표가 낮은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기업을 외부에 공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PBR 1배 미만 기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상장사에 대한 배당 강화를 비롯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영전자와 같이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보유 현금이 많은 상장사가 주목받는 이유다. 삼영전자가 보유 현금을 통해 지난해 받은 이자수익만 3분기까지 8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서 결정한 현금배당 총액 60억원보다 많다.
삼영전자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 정홍식 연구원은 "삼영전자 계획에 따르면 초기 생산설비를 세팅하는 2025년 이후 2~3년간 지속적인 증설이 이어질 것"이라며 "2028년 국내 완성차 전방 고객사의 하이브리드 콘덴서 수요의 80% 수준까지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이브리드 콘덴서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ADAS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 텔레매틱스 등에 적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차량 내에 고용량이 필요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주로 공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윤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콘덴서는 전장용 수요가 높은 제품으로 로봇, 드론, IoT 산업기기에도 탑재되고 있다"며 "전장, SSD용 콘덴서는 이익률이 높아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산은 5539억원이고 부채는 194억원에 불과하다"며 "이익잉여금만 3724억원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매출액 2152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적을 통해 성장성을 입증할수록 시가총액은 자산가치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영전자는 오랜 기간 보유 현금을 비롯한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개한다면 효과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의지가 강한 데다 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잇달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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