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전드가 진단한 '봄데' 문제…결론은 자신감·부담감이다 [괌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2. 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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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23 시즌 출발을 산뜻했다. 정규리그 개막 후 4월 첫 한달 동안 14승 8패로 선두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4월 20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2일까지 파죽의 9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롯데의 9연승은 무려 13년 만이었다. 2010년 6월 3~12일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쾌속 질주에 롯데의 홈구장 사직야구장은 부산 팬들의 열기가 가득 들어찼다.

롯데는 5월에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13승 9패로 월간 승률 3위였고 시즌 순위도 27승 17패, 승률 0.614로 3위를 지켰다. 이때까지 1위 LG 트윈스와 격차는 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롯데의 '기세'는 6월부터 주춤했다. 9승 16패로 순식간에 승패마진 '-7'을 까먹었다. 7월에는 더 심각했다. 5승 12패로 월간 승률 0.294로 꼴찌를 기록하면서 시즌 순위도 7위까지 추락했다.

롯데는 후반기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8월 10승 13패에 그치면서 5강 다툼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래리 서튼 감독이 8월 28일 건강 악화 속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떠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롯데의 2023 시즌 최종 성적은 68승 76패, 승률 0.472로 7위였다. 5위 두산 베어스(74승 68패 2무, 승률 0.521)에 7게임 차로 뒤지는 최종 성적표를 받아 들고 6년 연속 '야구' 없는 초라한 가을을 보냈다. 

롯데는 결국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감독 선임 시 베테랑 지도자보다 초보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겼던 기조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김태형 감독을 모셔 왔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 베어스를 이끌면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15, 2016, 2019), 통합우승 2회(2016, 2019)의 위업을 달성한 명장이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큰 변화를 주면서 2024 시즌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올해 롯데 마운드 운영은 자이언츠의 '원조 좌완 에이스' 주형광 코치가 담당한다. 주형광 코치는 현역 시절 1995년부터 2007년 은퇴 때까지 롯데 유니폼만 입었던 '원클럽맨'이다. 통산 386경기 1524⅓이닝 87승 82패 9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83 기록을 남겼다.

지도자로도 프로 팀은 롯데에서만 머물렀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 치바 롯데 마린즈 연수코치를 거쳐 2009년 롯데 재활군 코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군 불펜코치, 1군 메인 투수코치, 2군 메인 투수코치, 3군 투수코치를 두루 거쳤다.

2019 시즌 종료 후 롯데를 떠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 양정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유소년 야구 발전에 힘쓰다 올해 다시 자이언츠로 복귀했다.

주형광 코치는 일단 현재 롯데 투수들의 자신감 회복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개개인의 기량과 구위는 나쁘지 않은 만큼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주형과 코치는 1일(한국시간)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의 2024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기본적으로 야구를 못하는 친구들이 아닌 만큼 마운드 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투수들 기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롯데 투수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지적했다. 정규시즌 개막 초반 좋은 흐름을 타다가 중반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꺾이는 악순환의 배경에는 기술보다 멘탈적인 부분이 크다고 진단했다. 

주형광 코치는 "롯데는 항상 시즌 초반 반짝했다가 여름이 되면 (투수들의) 여러 지표가 내려가는 게 반복되고 있다"며 "이 부분은 기술보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이 시즌 중반부터 연패를 겪게 되면 또 순위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롯데 투수들의 구성과 뎁스는 좋다. 이 선수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김태형) 감독님과 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모든 투수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펜투수들은 스프링캠프 기간 피칭 훈련의 비중을 예년보다 더 늘릴 방침이다.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들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마무리 김원중, 셋업맨 구승민, 최준용, 김상수 등 검증된 불펜 투수들을 제외한 다른 투수들이 대상이다.

주형광 코치는 이와 함께 스프링캠프 기간 5선발을 낙점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롯데는 찰리 반즈-애런 윌커슨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에 박세웅, 나균안 등 두 국가대표 토종 선발투수까지 버티고 있어 선발 로테이션만 놓고 보면 다른 9개 구단 어느 팀과 견줘도 탄탄함을 자랑한다.

5선발의 경우 현재까지는 유력한 후보가 없다. 김태형 감독과 주형광 코치는 당초 지난해 롯데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 심재민의 5선발 기용을 구상했지만 심재민이 몸 상태 악화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주형광 코치는 "유력한 5선발 후보였던 심재민이 현재 팔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며 "이제 한현희, 정성종, 이인복, 최이준 등을 지켜보려고 한다. 공에 힘도 있고 스태미너가 받쳐 주는, 많은 공을 던졌던 투수들 위주로 체크할 예정이다. 아직은 누구를 단정해서 지켜볼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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