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짜리 1인 스테이크 한국서도 잘 팔려…"와인까지 배웠다"[내사람]
“고객들 전반적 미식 수준 높아”
소믈리에 자격증 따고 고객 소통
세련된 인테리어·세심한 서비스 호평
1인 스테이크 코스 가격이 17만원. 두 명이 스테이크 코스 식사를 하면서 와인까지 곁들이면 테이블당 50만원 매출은 거뜬히 올릴 수 있는 더스테이크하우스 여의도IFC점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고급 스테이크 매장이다. 돈 냄새 잘 맡는 사람들이 모이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고급 스테이크 맛집' 수식어를 달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곳을 총괄하는 오선아(36세) 점장은 전반적으로 높아진 고객들의 미식 수준에 맞춰 와인까지 배웠다. 매장 인테리어도 뉴욕 맨해튼 부티크 콘셉트로 고풍스럽게 리뉴얼하고 메뉴를 다채롭게 꾸민 결과 월평균 매출액을 50% 늘리는 데 성공했다.
더스테이크하우스 IFC점 총괄 운영을 맡은 오선아 점장은 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매장을 하나의 작은 회사라 여기고 경영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번듯한 외식업계 전문가로 성장했지만 2011년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경영학을 전공한 뭐든지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하는 CJ푸드빌 신입 공채 직원이었다.
오 점장은 “매장을 운영하면 회계, 기획, 마케팅, 세일즈 등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내가 운영하는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오 점장이 공채로 입사하자마자 맡은 업무는 '고급'이란 단어가 익숙한 청담동에 더스테이크하우스를 개점하는 일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 소비자들은 '미국 정통 스테이크하우스'란 콘셉트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1인 코스당 12~17만원 하는 스테이크 식사도 예약이 꽉 차 서두르지 않으면 약속을 잡지 못할 정도로 미식 수준이 높아졌다.
더스테이크하우스 IFC점은 지난해 12월 공간 구성부터 식탁, 의자, 식기, 메뉴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풍스러운 뉴욕 맨해튼 부티크 콘셉트로 대대적인 재단장을 했다. 그는 매장 리뉴얼을 앞두고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도 땄다. 오 점장은 “과거 고객들에게 페어링 와인을 추천해보니 반응이 좋았다”며 “수준을 높이려면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행에 옮겼더니 높은 만족도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리뉴얼 전 매장에는 테이블이 분리된 룸 공간이 많지 않았다. 오 점장은 “더스테이크하우스 IFC점은 금융 중심지 여의도에 위치해 격식을 차려야 하는 식사 자리가 특히 많다”며 “식사를 하며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고객이 많아 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룸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고 와인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재단장한 이 매장은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입장부터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치형태의 높은 천장과 샹들리에로 꾸며졌다. 고객들의 메뉴 선택 폭도 넓혔다. 정통 뉴욕식 스테이크하우스 메뉴와 함께 ‘화이트 발사믹 샬롯 미뇨네트 소스의 오이스터 플래터’, ‘참나무 장작과 숯으로 구워낸 갑오징어와 매콤한 갈릭 처트니’ 등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추가했다. ‘단새우 비스큐 파스타’, ‘한우 트러플 버거’ 등 스페셜 요리도 마련했다. 제철 과일을 곁들인 셰프 메이드 파블로바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번트 레몬 셔벗 등의 디저트를 비롯해 업그레이드한 메뉴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코스도 있다. 매장 내 준비된 와인만 120여종 이상.
오 점장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물론, 인원수에 따른 개별 룸이 늘어나 비즈니스 모임이나 가족모임으로 적합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와인 종류가 많아지고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제안해주는 점, 스테이크 부위에 맞게 고객이 직접 나이프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프리미엄 나이프 서비스를 도입한 점 등이 세심하고 디테일한 서비스란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일 매장 리뉴얼 오픈 직후 이 매장의 예약 건수는 1~2주 전에 모두 마감됐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리뉴얼 두 달 가량 지난 1일 현재 월평균 매출은 약 50%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콘셉트의 매장을 2호점, 3호점까지 출점해 국내 대표 고급 스테이크 브랜드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게 오 점장의 목표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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