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5>

조인경 2024. 2.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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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른이 되고, 우리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많은 문제를 마주한다.

더 이상 책이나 교과서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공부에서 멀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상의 아침을 먹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 좋아하는 책의 원서를 서툴게나마 읽을 수 있는 것, 수백 번씩 오가는 같은 길에 매일 다른 식물이 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절대 쓸모없는 일이 아니다.

어쩌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알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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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른이 되고, 우리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많은 문제를 마주한다. 더 이상 책이나 교과서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공부에서 멀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상의 아침을 먹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 좋아하는 책의 원서를 서툴게나마 읽을 수 있는 것, 수백 번씩 오가는 같은 길에 매일 다른 식물이 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절대 쓸모없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재밌으면 그걸로 그만이다. 원래 탐험의 의미는 여정 그 자체에 있는 법이니까. 글자 수 986자.

호기심이 발동하고 나니, 개미가 어떻게 길을 만드는지 알고 싶어서 이런저런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먹이를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개미는 길에 경로 페로몬(trail pheromone)이라는 일종의 신호물질을 점점이 흘린다. 그러면 집에서 나오는 다른 개미들도 경로 페로몬의 냄새를 계속 따라가서 먹이를 찾는다. 그렇게 먹이를 가지고 돌아가는 개미마다 경로 페로몬을 흘리면 경로가 강화된다. 그러다 그 먹이를 다 가져와, 경로를 따라간 개미들이 빈손으로 돌아오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개미들은 더 이상 경로 페로몬을 흘리지 않아 신호가 점점 약해지고, 마침내 경로가 사라진다.

그런데 개미들이 이렇게 다 경로 페로몬 냄새만 따라다닌다면 새로운 먹이는 어떻게 발견하는 걸까? 페로몬이 없으면 그냥 정처 없이 먹이를 찾을 때까지 아무 방향으로나 헤매고 다니는 걸까? 알고 보니, 개미 군체(colony) 중 일부는 페로몬을 따라다니지 않는다! 바로 탐험가 개미들이다. 탐험가 개미들은 이미 알려진 먹이를 향해 가지 않고, 이곳저곳을 방황하다가 새로운 먹이를 찾으면 집으로 돌아오면서 경로 페로몬을 흘려 일개미들이 그 먹이를 찾아갈 수 있게 해준다. 대세를 따르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가는 이 탐험가 개미 덕분에 군체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먹이를 발견할 수 있다.

(중략)

혹시 이 책을 읽고 나에게도 탐험가 개미의 정신이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게 되었다면 뜨겁게 응원하고 싶다. 억지로 할 필요도 없고, 무리해서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새로 알아가는 게 즐거운 분야가 있다면, 더 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야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어쩌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알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니면 예상치 못했던 기발한 돌파구를 찾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끝까지 가치와는 아무 상관없는 나만의 놀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고 해도 괜찮다. 탐험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말이다.

-박치욱,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웨일북, 1만7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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