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환 실적 '적자의 늪'…들썩이는 환율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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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외환 운용 실적이 적자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은행들 사이의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새해 들어 환율이 또 다시 들썩이면서 외환 운용을 둘러싸고 은행권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외환 운용 부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배경에는 지난해 초부터 고공행진을 벌인 원·달러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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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에 악영향
새해 불안 재현 조짐에 긴장
국내 은행들의 외환 운용 실적이 적자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은행들 사이의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새해 들어 환율이 또 다시 들썩이면서 외환 운용을 둘러싸고 은행권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20개 전체 은행들의 외환거래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총 930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다만 은행별 흐름은 제각각이었다. 외환거래 손익이 가장 나빴던 곳은 SC제일은행으로 같은 기간 4907억원 손실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해당 액수도 마이너스(-) 4079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DGB대구은행(-201억원) ▲NH농협은행(-195억원) ▲전북은행(-75억원) ▲광주은행(-52억원) ▲BNK부산은행(-46억원) 등의 외환거래 손익이 적자에 머물렀다.
반면 KDB산업은행은 외환거래 손익에서만 3594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어 하나은행(2438억원)과 IBK기업은행(1628억원), 신한은행(1434억원) 등의 관련 실적이 좋은 편이었다.
은행권의 외환 운용 부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배경에는 지난해 초부터 고공행진을 벌인 원·달러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2022년 말 1267.3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듬해 2월 초 한 때 1220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며 9월 말에는 1350원에 육박했다.
이같은 환율 상승은 통상 금융사 손익 회계 상 악재로 여겨진다. 가장 대표적인 항목이 외화환산 손익이다. 이는 보유한 외화채권 채무를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보여준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외화환산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그 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환산 이익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지난해 연말 들어 주춤하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권의 외환 운용에도 또 다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289.4원으로 장을 마치며 1300원을 밑돌았지만, 최근에는 다시 1350원대를 넘볼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잠시나마 1350원을 넘어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과 같이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동시에 단기적으로 추세적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힘든 국면"이라며 "1300~1350원대 등락 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에는 추가 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환율이 1360원 가까이 올랐지만, 현재는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가 변한 것으로 1350원을 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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